전력난 벽에 부딪힌 AI 데이터센터…K-조선, ‘바다 위 팹’으로 리레이팅 시동

입력 2026-07-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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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HD현대·유안타·SK證 “역대급 상반기 지표에도 주가는 과도한 조정” 일치
그리드 병목 우회할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클리컬 한계 깰 핵심 트리거
원천 기술·통합 인프라 고평가…최선호주 HD현대중공업·HD현대마린솔루션

(출처=SK증권)
(출처=SK증권)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상반기 업황 지표가 역사적 호황을 증명하고 있음에도 최근 조선주는 주식시장에서 외면받으며 과도한 조정을 겪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의 최대 병목으로 꼽히는 전력난을 K-조선이 보유한 엔진 및 해양플랜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도주 순환매 국면에서 기존 시클리컬(경기변동형) 할인을 지우고 신규 성장산업 멀티플을 적용받을 수 있는 반등 트리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18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펀더멘털 측면에서 조선주의 주가 반등을 위한 조건은 이미 충족된 상태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선박 발주는 높은 기저에도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하며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국내 주요 기업들 역시 전년 연간 수주의 81%에 해당하는 일감을 조기에 확보했다. 선가지수 또한 회복 추세다.

한영수 삼성증권 팀장은 “현재 북미에서 전력 그리드 연결에 걸리는 시간은 5년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조선업계의 현재 일감은 약 3년 치 수준으로, 기존 전력 업체들 대비 빠른 납기를 제공할 수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조선사들이 북미 전력 시장의 핵심 병목현상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뜻이다. 한 팀장은 “설사 이러한 모멘텀들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실적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며 현재 시장의 장기 이익 전망이 보수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그로쓰리서치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확보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전력계통 접속 지연과 용수 부족 문제를 우회할 수 있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가 현실적인 돌파구로 안착하고 있다. 실제로 5월 실리콘밸리의 피터 틸이 파도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해 해상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판탈라사’에 대규모 투자를 주도하고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참여하는 등 해상 AI 인프라 시장의 성장성은 빠르게 검증되는 추세다.

또 SK증권에 따르면 해상 부유구조물 위에 서버 데이터홀과 선내 발전시설을 통합 탑재하는 FDC 시장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설계·제작 역량이 독보적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 기업 무스테리안(M3)과 손잡고 휴스턴의 500MW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납품될 것으로 추정되는 50MW급 FDC 개발에 착수했으며, 상업 가동 시점을 2028년 2월로 구체화했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솔루션 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반도체 중심에서 조선주로의 순환매를 예단하기 어려우나, 기존 본업(상선)만으로는 이전과 같은 주가 상승을 견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추가적인 성장 동력의 유무 및 이를 통한 리레이팅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조선업계의 전력 및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은 수주 잔고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주가 평가 멀티플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가스터빈의 공급 부족으로 4행정 중속엔진이 데이터센터의 자가발전원으로 급부상하면서 관련 기자재 및 서비스 생태계가 통째로 재편되고 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조선해양 기술력을 활용하지만, 발주 수요가 완전히 다른 전방산업에서 발생하기에 시클리컬 산업이 아닌 신규 성장산업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다”며 “상선은 하방 지지, 방산과 AIDC(AI 데이터센터)가 상승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업계는 유례없는 AI 인프라 호황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자회사를 보유했거나 자체 원천 기술력이 뛰어난 대형주 중심의 압축 접근을 권고했다. 독자적인 가스엔진 모델인 ‘힘센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데이터센터 주발전원 시장에 진출한 HD현대중공업과 선박 개조 및 유지보수 영역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최선호주로 꼽혔다. 아울러 북미 대형 FDC 수주 가시성이 가장 앞서 있는 삼성중공업과 중속엔진 라이선스 기반의 발전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인 한화엔진도 핵심 유망 종목으로 도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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