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의 전쟁, 희망 보이나…예방의학이 바꾼 40년

입력 2026-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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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치매 유병률 반토막
‘유전자’보다 ‘생활습관’ 중요
운동·교육·혈압 관리·백신 등 키워드
“대상포진 백신, 발병위험 20%↓”
발병 시기 5년만 늦춰도 치매환자 절반 줄어

▲(AI 편집 이미지)
▲(AI 편집 이미지)
치매가 피할 수 없는 노년의 질병이라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고령층의 치매 발병률이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교육 수준 향상과 심혈관 건강 개선, 운동과 사회활동 확대 등 생활습관 변화가 치매 위험을 크게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

18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최근 미국과 유럽의 장기 추적 연구를 종합한 결과 연령을 보정한 치매 발병률이 예상과 달리 빠르게 감소했다.

미국 보험계리학자 에릭 스탤러드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85~89세 미국인 10명 가운데 3명이 치매를 앓았지만 2024년에는 10명 가운데 1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메디컬센터 연구에서도 북미와 유럽 6개국의 치매 발병률이 10년마다 평균 13%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프레이밍햄 심장연구 역시 약 40년 동안 신규 치매 환자가 10년마다 약 20%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프레이밍햄 심장연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햄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1948년부터 시작된 장기 건강 추적 역학 연구다.

전 세계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혈압·콜레스테롤 관리와 금연,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 심혈관 질환 예방을 꼽았다. 중년기의 비만과 고혈압을 관리하면 수십 년 뒤 치매 위험도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핀란드에서 실시된 대규모 임상시험(FINGER)은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 인지훈련, 심혈관 질환 관리 등을 병행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유의미하게 늦출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후 미국과 일본,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도 생활습관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이는 ‘ApoE4’ 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운동과 건강관리 등을 통해 발병 시기를 늦추거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치매 전문가들로 구성된 랜싯 치매위원회는 전 세계 치매의 최대 45%는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다고 추정했다. 교육 확대와 청력 관리, 고지혈증 치료, 우울증 관리, 사회적 고립 예방 등 14개 위험요인을 관리하면 치매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백신의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영국 웨일스에서 실시된 자연실험에서는 대상포진 백신을 맞은 고령층의 치매 발병 위험이 최소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호주와 캐나다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반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레카네맙과 도나네맙 등 아밀로이드 제거 항체 치료제는 실제 효과가 제한적이고 뇌출혈이나 뇌부종 위험이 있어 예방 중심 접근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생활습관 개선과 백신, 예방 중심 보건정책이 결합하면 치매 증가 속도를 더욱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평균 발병 시기를 단 5년만 늦춰도 전체 치매 환자 수를 약 절반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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