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정서학대 기준 명확히 해야"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교권 보호 제도가 잇따라 도입됐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아동학대 신고 부담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모에 의한 신고는 최근 5년 새 두 배 이상 늘었고 교원단체들은 정서학대 기준을 손질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국회를 향해 후속 입법을 촉구한다.
15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 3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관 계단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을 요구한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관련 입법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교원 3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서학대 구성요건 명확화 △교육활동 면책권 신설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도입 △무고성·보복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 강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국회와 정부의 후속 입법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준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20년 4만2251건에서 지난해 5만242건으로 늘었다. 반면 실제 아동학대로 판단된 건수는 같은 기간 3만905건에서 2만4492건으로 감소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신고 주체다. 부모가 신고한 비율은 2020년 16.1%에서 지난해 33.9%로 두 배 이상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 아동학대 행위자로 판단된 비율은 부모가 지난해 84.1%를 차지했고 최근 5년 동안 매년 80%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해 기준 초·중·고 교직원은 2.3%, 보육교직원은 1.4%, 학원·교습소 종사자는 1.0%, 유치원 교직원은 0.4%에 그쳤다.
교육 현장에서는 신고 자체가 교사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교육부는 2023년 9월부터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 교육감이 수사기관에 의견을 제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접수된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1870건 가운데 1352건이 교육감 의견서 제출 대상이 됐고, 이 가운데 90.4%는 '혐의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최근 대법원도 생활지도의 교육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대법원은 지난달 수업을 방해한 초등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표현을 이유로 정서적 아동학대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하며 교육적 훈육의 맥락과 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제시했다.
앞서 국가교육위원회와 한국교육개발원은 지난 9일 '교육공동체가 함께 모색하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 공동 포럼을 열고 교권보호 5법 시행 이후의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장덕호 건국대 교수는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의 권한을 확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생활지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자는 취지"라며 "정서학대 판단 기준과 조사 절차를 보다 명확히 해 학생 보호와 교권 보호가 함께 작동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