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우리나라 수출물가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급등한 원·달러환율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상방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 등 유가 하락세가 확대된 데 따른 영향이다. 수입물가 역시 유가 하락 영향권에 놓이면서 4%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전월(188.82)과 비슷한 188.9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8.9% 상승해 전월(47.1%) 상승폭을 웃돌았다.
6월 수출물가(전월 대비)를 품목 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4.2% 올랐다. 공산품 중에서는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와 전자및광학기기가 전월(5.4%) 대비 둔화된 4.5%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석탄 및 석유제품은 한 달새 13.9% 하락, 전월(5월 -10.5%)보다 하락폭을 키우면서 공산품 수출물가 전반이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는 주로 분기 단위로 계약을 하는데 2분기였던 5월에 많은 계약이 이뤄졌고 6월로 갈수록 계약가격 변동폭이 축소된 측면이 있다"며 "하반기인 3분기에 또다시 계약이 이뤄지는데 반도체 초과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4.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광산품과 석탄, 석유제품 수입물가가 내려간 영향이다. 실제 5월 배럴당 103.1달러(월평균)였던 두바이유가는 지난달 79.4달러로 한 달만에 23% 급락했다. 다만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수입물가 역시 20.6% 뛰었다.
주요 수입품목을 보면 원재료가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한 달새 10% 이상 하락했다. 중간재 수입물가 역시 석탄 및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3.2% 낮아졌다. 반면 자본재와 소비재는 전월 대비 1.6%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 역시 전월 대비 6.4% 하락했다.
이 팀장은 수입물가 하락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원재료와 중간재 등의 수입물가 오름세가 전월 대비 하락한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에 대한 부담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차 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가 수출로 얼마나 많은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순상품 교역조건지수(15.6%)는 수출가격이 수입가격을 크게 웃돌면서 36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50%를 기록하며 전월(36.1%) 대비 큰 폭 확대됐다.
한은은 향후 수출입물가 추이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전쟁 이전인 2월 평균치를 약간 하회하고 있다"면서도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 중동 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재고조되고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