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속도전 해법 ‘모듈러’…“고층화·표준화 넘어야”

입력 2026-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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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OSC·모듈러 특별법 추진⋯공기 단축 기대
국내 최고층 13층 그쳐⋯‘고층화·내화 기준’ 걸림돌
표준화 부족·높은 공사비⋯민간 확산 ‘제자리걸음’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국내 최고층(13층) 모듈러 주택.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국내 최고층(13층) 모듈러 주택. (사진제공=현대엔지니어링)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해법으로 ‘모듈러 공법’ 활성화에 나섰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에 따른 민간 사업자의 참여 저조와 고층화 기술 한계 등으로 대규모 공급 수단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탈현장 건설(OSC)과 모듈러 기술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5년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관련 기술 육성 계획을 밝힌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OSC·모듈러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며 법적 기준 마련과 인센티브 지원 강화 방침을 내놨다. 12월에는 제정안 공청회를 열며 입법 절차에도 속도를 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정부 기조에 맞춰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LH는 용호·천안두정·옹진백령 등 6개 지구에서 모듈러 주택 총 768가구를 준공했으며 현재는 중고층 적용 확대를 목표로 7개 지구에서 총 1939가구 조성을 추진 중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으로는 △세종 5-1 L5(450가구·12층) △의왕초평 A4(381가구·22층) △안산신길2(446가구·20층) △완도중도(90가구·14층) △고흥도양(150가구·15층) △시흥거모 A1BL(272가구·14층) 등이 있으며 부여동남(150가구·3층)은 사업승인을 앞두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벽체·바닥·창호 등 주택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철근콘크리트(RC) 공법과 달리 공장 제작과 현장 공사를 병행할 수 있어 날씨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줄이고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다만 모듈러 공법이 대규모 주택 공급의 해법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민간 시장 활성화를 위해 LH 등 공공 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모듈러 공법은 아직 국내 적용 사례가 부족해 시공 경험과 품질 검증을 위한 레퍼런스 확보가 필요한 만큼 공공 주도의 사업 및 발주 확대를 통해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민간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을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접합부 문제와 고층화에 따른 구조적 한계를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생산성 측면의 장점이 뚜렷하지 않아 대형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고층화’도 국내 모듈러 산업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 국내 최고층 모듈러 건축물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경기 용인 영덕동 행복주택으로 13층 규모다. 싱가포르가 2022년 56층 규모의 모듈러 아파트 ‘애비뉴 사우스 레지던스’를 준공하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40~50층대 모듈러 건축이 보편화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내 모듈러 주택이 중저층 중심으로 공급되는 배경에는 13층 이상 건축물에 강화된 내화 기준이 적용되는 건축법 규제가 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13층 이상 건축물은 더 높은 수준의 내화 성능을 확보해야 하는데 모듈러 주택이 이를 충족하려면 내화 보드 추가 설치나 내화 도료 적용 등 별도의 보강 작업이 필요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한계’도 고층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전재열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모듈러 주택은 고층으로 갈수록 하중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고 법적 규제도 복잡해진다”며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듈러 공법은 신속한 철거와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에서는 영구 주거시설보다는 임시 시설이나 기숙사 등 반영구 시설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준평면과 설계기준, 품질관리 등 ‘표준화 기준의 부재’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설계 단계부터 모듈러 생산을 전제로 한 표준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대량생산 체계 구축이 어렵고 이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RC 방식과 비교해 비용 부담이 커 민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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