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릴 산단 5년 안에…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속도전’ 시험대 [메가프로젝트 현장을 가다 ①-2]

입력 2026-07-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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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지정·보상·설계·공사 동시 추진
2030년 양산 목표로 ‘패스트트랙’ 가동
군공항 이전·지역 반발·전력·용수 확보 과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광주 군 공항 부지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를 산업단지 지정부터 설계·시공,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까지 동시에 추진해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조성 기간을 5년 이내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군 공항 이전과 지역 주민 설득, 대규모 기반시설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정부와 지자체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광주 군 공항 이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 군 공항 이전은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 개항 이후 추진됐지만 무안군과 지역 주민 등의 반대에 부딪혀 별다른 진전을 내지 못했다. 19년간 표류하던 사업은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광주 군 공항 부지를 낙점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무안군도 정부 발표 이후 사업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방부와 광주시, 무안군 등으로 구성된 이전부지선정위원회는 조만간 후보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군 공항 이전이 속도를 낸 가운데 광주시는 2030년부터 반도체 양산에 들어가기 위해 산단 조성 전 과정에 ‘패스트트랙’도 적용할 방침이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반도체 팹(Fab·생산공장) 조성 기간을 5년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기존에는 산단 지정 이후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와 토지 보상, 기본·실시설계, 기반시설 구축, 공장 건설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앞으로는 정부 지원을 받아 인허가부터 주요 절차를 동시에 추진해 공장 가동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설계와 시공을 한 업체가 일괄 수행하는 ‘턴키 방식’ 도입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사업 전반을 총괄할 전담 조직도 가동한다. 전남광주반도체산업지원단은 산단 조성과 인허가,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 기업별 투자 지원, 인재 양성, 정주 여건 마련 등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르면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고, 2028년까지 전력·용수 공급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발표로 클러스터 구축이 급물살을 타게 됐지만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다른 반도체 산단도 지자체 간 갈등과 환경영향평가, 토지 보상, 기반시설 확보 등의 문제로 당초 계획보다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SK하이닉스 용인 일반산단은 2019년 부지 확정 이후 지자체 간 갈등과 환경영향평가 반려 등으로 사업 속도가 더뎠다. 현재 토지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 용인 국가산단 역시 전력·용수 공급망 구축이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광주 군 공항 부지는 대부분 국유지여서 민간 토지 보상에 따른 지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전 후보지인 무안 지역 주민의 반발을 해소해야 하고 군공항 기능 재배치와 전력·용수 공급 계획도 동시에 확정해야 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전문가는 “신도시 개발이나 다른 군 공항 이전 사례를 볼 때 정부가 제시한 사업 기간과 실제 완공은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 제시한 5년 내 양산 목표도 실현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경수 광주시 군 공항건설단장은 “새 군 공항 완공 전 광주기지의 일부 기능을 다른 공군기지로 분산 배치해 종전부지를 조기에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며 “광주시는 중앙정부 방침에 맞춰 반도체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인프라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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