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곳간…운용사, MMF·단기채펀드 유치 경쟁 [자본시장 '큰 손' 떠오른 삼전닉스]③

입력 2026-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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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MMF 240조…반도체 호황 수혜도
퇴직연금 OCIO·임직원 ETF 수요도 기대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이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자산운용업계가 법인 자금 유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비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 쓰이기 전 대기자금을 운용하는 법인용 머니마켓펀드(MMF)와 초단기채 상품이 우선적인 수혜 시장으로 꼽힌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MMF 순자산총액은 10일 기준 240조원으로 지난해 말 196조원보다 22.4% 증가했다. MMF는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양도성예금증서(CD), 단기채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시로 환매할 수 있고 가격 변동성이 낮아 기업과 기관투자가의 대표적인 대기자금 운용처로 활용된다. MMF 자금의 90% 이상은 기업과 기관투자가가 맡긴 법인 자금이다. 개인용 MMF 비중은 10%를 밑돈다.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대기업의 현금 증가가 법인 MMF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이 투자처와 자금 집행 시점을 확정하기 전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대표적인 상품이 법인 MMF와 초단기채 펀드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올해 3월 말 기준 총 201조678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보다 약 41조원 늘어난 규모다.

법인 MMF는 보수가 낮지만 한 번에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운용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어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법인 영업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두 회사의 현금 증가분이 곧바로 운용사 수탁고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자체 자금운용 조직을 두고 운용하며 개별 운용사 상품에 맡긴 자금 규모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운용사로서는 기업이 직접 굴리는 자금 가운데 일부를 얼마나 위탁운용으로 가져오느냐가 관건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기업의 보유자산이 늘면 법인 MMF와 단기채 상품을 찾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는 대형 자금을 확보하면 운용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퇴직연금과 사내기금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시장도 주목된다. OCIO는 기업이나 연기금이 자산배분부터 상품 선정, 위험관리까지 자금 운용 전반을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는 방식이다.

기업의 영업자금과 퇴직연금 적립금은 별도 자금인 만큼 현금성 자산 증가가 곧바로 OCIO 계약 확대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운용업계는 MMF와 단기채 상품을 통해 기업과 거래 관계를 확보한 뒤 퇴직연금과 사내기금 등 장기자금 운용까지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업 내부 자금 조직의 역할이 투자보다 자금 조달과 유동성 관리에 집중될수록 전문 운용사에 자금 운용을 맡기려는 수요도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민간기업 대상 OCIO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라면서도 “기업 자금 부서의 역할이 운용보다 조달과 유동성 관리에 집중되는 만큼 외부 운용사에 자금을 맡기려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대규모 성과급도 운용업계의 관심 대상이다. 성과급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금저축계좌 등으로 유입되면 상장지수펀드(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 채권형 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대기업 임직원의 여유자금이 늘어나면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도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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