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불황형 보험대출의 '특수성'

입력 2026-07-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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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약대출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생기면서 대출 범주에 본격적으로 포함이 된 것입니다. 이후 현재 은행 대출과 묶여서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 대출과 성격 자체가 다른 것인데 저희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 이어 최근에는 제2금융권으로까지 관리 범위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제 일부 보험사들의 보험계약대출의 해약환급금 대비 대출 한도는 기존 90~95%에서 80~85%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이 보험업계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보험계약대출까지 일반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선상에서 규제하려는 움직임은 해당 상품의 본질적인 특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보험계약대출은 일반적인 금융권 대출과 성격이 다른 대출이다. 은행 대출이 금융사 자체의 자금을 빌려오는 행위라면 보험계약대출은 소비자가 미래를 위해 쌓아둔 보험료를 담보로 범위 내에서 대출을 실행하는 구조다. 즉 담보가 이미 확보된 만큼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이다. 보험계약대출의 경우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추후 받을 보험금이나 환급금에서 상계 처리된다.

그럼에도 이를 일반 가계부채 수치와 동일한 범주에 넣고 같은 규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상품의 특수성을 다소 반영하지 못한 처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 큰 고민거리는 보험계약대출의 통상적인 실행 시점이다. 보험계약대출은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힌다. 복잡한 심사나 까다로운 신용평가 없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주로 경기 침체기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이용돼 왔기 때문이다.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이러한 자금마저 제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자칫 불법 사금융과 같은 한층 위험한 통로로 내몰릴 우려가 있다.

물론 금융당국이 보험계약대출 관리에 나선 배경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직접적인 건전성 리스크는 낮더라도 대출 규모 증가에 따른 이자 부담이 서민들의 가계 소비 여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또 최근 늘어나고 있는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의 증가도 당국 입장에서는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과 총량 관리는 금융당국의 본연의 역할이다. 그러나 자산의 성격과 리스크 수준, 상품의 고유한 목적성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대출을 일괄 규제하는 방식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획일적인 규제 적용이 아니라, 보험계약대출의 제도적 특성과 서민금융으로서의 역할을 반영한 유연한 접근이다. 당국의 보다 다각적인 시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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