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실크로드”…HBM 넘어 레거시까지 불붙은 K-반도체 ‘슈퍼사이클’

입력 2026-07-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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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메리츠·LS·핀릿 “최근 주가 변동성은 비중 확대 기회…공급 부족 2027년까지 심화”
레거시 D램·낸드 판가 50~100% 폭등 쇼크…대형주 쏠림 속 소부장 ‘진짜 승자’ 가릴 때

(출처=대신증권)
(출처=대신증권)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의 가파른 확산과 전통 B2C(소비자향) 성수기 진입이 맞물리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유례없는 장기 구조적 대호황(슈퍼사이클) 국면을 확고히 굳히고 있다.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며 피크아웃 우려가 일부 고개를 들었으나, 이는 공급 과잉이 아닌 하이엔드 공정 집중으로 인한 전방위적 ‘병목 현상’이 유발한 일시적 줄다리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과 리서치 기관들은 전방 빅테크들의 AI 투자 의지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다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과 역대급 주주환원 이벤트가 대형주 중심의 성벽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보고서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요와 제한적 생산 증가 속에서 2027년에는 올해 대비 공급 부족의 강도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년도 고객 수요가 구체화하는 올해 3분기 구간에 투자자들은 극심한 수급의 격차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에서 회자되는 수많은 우려는 머지않아 풀려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3년 이상의 장기 구조를 갖춘 LTA의 가치 상승이다. 다년 계약과 선수금(10~30%) 확보, 가격 하한선 설정 등이 안착하면서 공급업계가 실수요에 근접한 탄력적 공급 운영을 기반으로 사이클의 변동성을 축소하는 오랜 숙제를 해결하게 됐다. 대신증권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사이클 재개와 연말 역대 최대 규모(양사 모두 100조원 내외 추정)의 주주환원 정책 시행 기대감을 반영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최선호주로 삼성전자(목표가 56만원)와 SK하이닉스(목표가 390만원)를 제시했다.

AI 반도체 훈풍은 HBM을 넘어 그간 소외됐던 구형(레거시) 메모리 시장까지 삼켜버리는 모양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하반기 성수기 진입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B2C 영역의 수요 증가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공급 제한을 겪고 있는 레거시 메모리의 3분기 판가 상승세가 전 분기 대비 50~100% 폭등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대폭 웃돌고 있다. 대만 난야(Nanya)가 제시한 DDR4와 LPDDR4 판가는 전 분기 대비 50~90% 인상됐으며, SLC 낸드 역시 70~100% 상승한 1.9~2.0달러·Gb 선에서 제안가가 형성 중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시장은 유례없는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며 “하이엔드 메모리 생산 집중도 증가는 내년 말까지 로우엔드 레거시 메모리 판가의 지속적 상승을 유발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2023~2025년 투자 감소 여파로 신규 클린룸 공간 등 공급 증가 여력이 2027년까지 미미한 만큼, 로우엔드 제품군의 쇼티지는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대형주로의 강력한 수급 쏠림 현상이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메모리 업황 개선에 단순히 편승하는 기업보다 자체 성장 모멘텀을 지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LS증권은 소부장 투자의 경우 신규 고객 확보, 점유율 상승,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독자적인 영업이익률(OPM)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옥석 가리기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비트 공급 증가만으로 설명되는 수준을 넘어, 신규 고객 확보·점유율 상승·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OPM과 EPS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 가치가 있다”고 했다. 정량적으로는 2028년 기준 이익성장비율(PEG)이 0.5배 이하이면서 기술 가시성이 높은 네패스아크, 예스티, 테크윙, 티엘비, 코리아써키트 등이 최우선 검토 대상으로 꼽혔다.

독립리서치 핀릿 역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6년 1조5112억달러를 거쳐 2029년 2조790억달러 체급으로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하며, 밸류체인 전반의 실적 레버리지에 주목할 것을 권고했다. 핀릿은 전공정 소재의 솔브레인, 고압 어닐링 독점 기업 HPSP, 전공정 증착 장비의 원익IPS와 주성엔지니어링, 낸드 고단화 수혜주 티씨케이, 그리고 HBM 후공정 필수 장비의 선두주자인 한미반도체와 하나마이크론 등을 에코시스템 내 핵심 유망 종목으로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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