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이 800선 아래까지 밀린 원인은 기관 투자자의 7거래일 연속 '팔자' 공세에 있었다. 그간 반도체 소재ㆍ부품ㆍ장비주에 집중됐던 기관의 매도세가 이날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지수도 반등에 성공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19일 1000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900선과 800선이 차례로 무너졌다. 결국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700선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2번의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최근 코스닥 시장의 하락세를 이끈 주역은 기관투자자였다. 기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코스닥 주식을 순매도했 다. 이 기간 기관은 누적 1조60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5777억원, 외국인 투자자는 451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관의 매도세는 반도체 소부장 종목에 집중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기관 순매도 상위 종목은 1위부터 9위까지 모두 소부장 종목이었다. 1위는 HPSP(-3655억 원)를 필두로, 원익IPS(-3525억 원), 리노공업(-3295억 원), 이오테크닉스(-3082억 원) 등 종목은 3000억원대 매도세를 보였다.
5위부터 ISC(-2365억 원), 솔브레인(-1008억 원), 테스(-688억 원), 두산테스나(-398억 원), 파두(-386억 원)까지 상위 9개 종목이 모두 반도체 소부장 종목으로 채워졌다.
기관의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소부장 종목의 주가는 코스닥 지수의 평균 하락률을 크게 웃돌았다. 코스닥 지수가 920에서 788까지 14.39% 하락하는 동안 HPSP는 28.77% 급락했으며, 이오테크닉스(-24.42%), ISC(-26.09%), 테스(-22.22%), 리노공업(-18.87%), 파두(-24.50%), 솔브레인(-15.33%) 등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업종별로는 코스닥 기계ㆍ장비 지수가 19.09% 하락하며 금융 업종에 이어 코스닥 시장 낙폭 2위를 기록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시장은 정부가 추진한 3대 메가프로젝트로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반도체 소부장과 로봇 업종이 부진하면서 연저점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이날 7거래일만에 기관의 매수세가 돌아오면서 코스닥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9.00p(1.15%) 오른 794.00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기관투자자는 하루만에 코스닥 시장에서 1조171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수가 하루 만에 반등하며 급락세는 일단락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오히려 반도체 소부장 종목의 중장기적 가치에 주목할 기회로 보고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산업은 단기적으로 공급 제약에 따른 타이트한 수급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2027~2028년을 기점으로 증설 사이클이 본격화되는 전환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전공정과 후공정을 포함한 반도체 소부장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투자 확대가 나타날 것"이라며 "과거 메모리 편중 구조로 인해 저평가되어 왔던 국내 소부장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