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공방' 신동국에 힘 실어준 임종윤…'모녀 편' 선 임종훈에 막혀 역부족

입력 2026-07-0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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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양정밀)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양정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확보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임종윤 코리그룹 회장 측이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지분을 몰아줬으나, 최근 모녀 측 연합에 합류한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벽에 부딪혀 경영권 판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신 회장은 홍지윤 씨 외 6명으로부터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360만4799주를 주당 4만7920원에 매입하는 장외매수 계약을 체결했다. 총 거래금액은 1727억원으로, 지분 취득 자금은 전액 차입으로 마련한다. 이번 주식 취득이 완료되면 신 회장의 개인 지분은 기존 22.88%에서 28.15%로 확대된다. 여기에 신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특별관계법인 한양정밀의 지분 6.95%까지 더하면 신 회장 측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총 지분은 35.1%에 달한다.

신 회장에게 주식을 넘긴 홍지윤 씨는 임종윤 회장의 배우자다. 함께 지분을 매각한 이들은 임 회장의 자녀인 임성연·임성지·임성아 등 임 회장 측 특수관계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은 앞서 올 3월에도 임 회장 측의 요청에 따라 보유했던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441만32주, 지분 6.45%)를 장외 매수했다. 임 회장 측이 사실상 연이어 자신들의 지분을 신 회장에게 양도하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임 회장 측의 지원 사격에도 불구하고 모녀 측과 라데팡스 연합이 확보한 지분 장벽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결정적인 변수는 차남 임종훈 사장의 노선 변경이다. 그동안 형 임종윤 회장과 함께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임종훈 사장은 본인 소유 지분 2.50%(170만9788주)를 나우IB캐피탈에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마련했다. 임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어머니 송영숙 회장, 누님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제약보국'이라는 아버님(고 임성기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며 모녀 측 연합에 합류했다.

임 사장의 합류로 모녀 측이 확보한 지분은 31.05%로 공고해졌다. 여기에 기존 우군인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의 지분 9.81%를 합산하면 모녀 측과 라데팡스 연합의 총지분은 40.86%에 이른다. 신 회장 측(35.1%)과의 지분 격차는 약 5.76%포인트 차이로 모녀 측이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현재 주식시장 내에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유통 물량이 거의 없는 데다 공개매수도 현실적으로 어려워 신 회장 측이 이 격차를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구조가 재편된 것과 함께 4자연합 내부는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이사회에서 수개월간 수익성 검토를 마치고 의결했던 '서울 반포동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 실버타운 개발 사업' 투자를 무산시켰다. 해당 사업 무산은 결국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의 단초가 됐다. 현재는 공동 의결권 행사를 골자로 한 주주간 계약이 신 회장의 독자 행동을 묶고 있으나, 주주간 계약이 종료되고 나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임종훈 대표가 모녀 측에 힘을 실어주면서 경영권 무게 추가 모녀 측에 실린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소송전까지 비화된 상황에서 향후 법원 판결과 주주간 계약 만료 시점의 신 회장 행보에 따라 거버넌스의 최종 향방이 가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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