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고 끝나는 역사교육 안 돼”…공감·성찰하는 교실로 [배재고, 그 이후]

입력 2026-07-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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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7-07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역사적 사실 전달 넘어 성찰하는 수업으로
타인의 아픔 이해하는 감수성 함께 길러야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 보장해야”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광주제일고등학교·배재고등학교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광주제일고등학교·배재고등학교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고 야구부 논란은 학교 역사교육이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남겼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더 많이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역사 왜곡과 조롱의 문화를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교육부터 일상 속 잘못된 언행을 바로잡는 생활지도까지 학교 교육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7일 박진동 강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이 새로운 문제를 마주했을 때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자세와 방법을 길러주는 것이 역사교육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가 정해진 역사적 사실과 결론을 전달하고 학생들이 이를 암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나의 역사적 사건을 두고 다양한 자료와 주장을 비교하거나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근거를 찾아 토론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력과 판단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도 새로운 역사교육의 과제로 꼽힌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역사 정보를 접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만큼 역사 왜곡과 가짜뉴스를 스스로 가려낼 수 있는 역사 문해력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교수는 “역사교육에서 시민적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서 역사 왜곡, 가짜뉴스, 혐오와 차별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미디어 리터러시와 역사 문해력을 결합한 역사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적 사실을 판단하는 능력과 함께 역사적 비극의 의미와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에서의 역사교육은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특정 표현이 공동체의 기억을 훼손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지 함께 고민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역사적인 불행한 사건을 비롯해 사회에서 고통받는 구성원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시간과 훈련,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는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친구들과 생각을 공유하면서 서로 깨닫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육이 교실과 학교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학생들의 잘못된 언행을 바로잡는 일상적인 생활지도도 뒷받침돼야 한다. 문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의 잘못된 언행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 초·중·고 교사 1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극우화된 혐오 표현 발생 시 직접 대응에 어려움을 느꼈다는 응답은 75.2%에 달했다.

교사들은 실질적인 생활지도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민원이나 아동학대 신고 등을 우려하지 않고 학생들의 잘못된 언행을 지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무너진 생활지도권 회복을 위한 교권보호 법제 완성과 인성교육의 조화만이 학생들의 언어문화를 바로잡는 지름길”이라며 “학교 현장에서 이 같은 인성교육과 책임성을 가르치는 교육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들의 완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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