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입장 선회⋯“영향 제한적”→경고 수위 높여
한국은행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반도체 종목 쏠림과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과 열흘 전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우려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5일 한은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 따르면, 한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과 거래 규모 비중이 주식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확대된 상황”이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 확대는 이러한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해 말 36.1%에서 지난달 24일 55.3%로 높아졌고, 거래대금 비중도 같은 기간 27.9%에서 63.5%까지 뛰었다. 국내 증시 자금이 반도체 대표 종목에 집중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 같은 흐름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관련 산업 환경 또는 시장의 기대 변화 등에 따라 유출입 규모가 확대되며 한 방향으로의 거래 쏠림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투자금이 특정 종목으로 집중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주가가 하락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에는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은은 “레버리지 ETF 투자 누증은 일일 리밸런싱, 현·선물 차익거래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매매가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평가는 지난달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와는 다소 온도 차를 보인다. 당시 한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국내 투자 자금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고 해외 자금 유입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기초자산의 시가총액 및 거래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ETF 도입을) 드러누워서 막았어야 했나 후회를 많이 한다.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부작용에 대해 언급했다.
한은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주식시장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모니터링과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은은 “관련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