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15조 된 삼전닉스 ETF…“레버리지 꼬리가 코스피 흔든다”

입력 2026-06-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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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후 변동성 증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시총 15조원 육박
ETF닷컴 “상품 구조·시장 제도 미스매치가 변동성 키울 가능성”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된 이후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 완화 장치가 반복적으로 발동됐다. 시장 급변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같은 기간 대형 반도체주 레버리지 ETF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상품 구조가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 부각됐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총 3회 발동됐다. 매수·매도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11회로 집계됐다.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는 시장 급변 시 매매를 일시 정지하거나 프로그램 매매 효력을 제한하는 변동성 완화 장치다.

이들 ETF의 몸집도 빠르게 불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시가총액은 15조원에 육박했다. 대형주 방향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단순한 상품 흥행을 넘어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해외에서도 이 같은 구조적 리스크에 주목했다. 미국 ETF 전문매체 ETF닷컴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급격한 주가 변동과 관련해 기업 펀더멘털이나 글로벌 반도체 업황보다 한국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구조를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ETF닷컴은 이를 “레버리지 ETF라는 꼬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몸통을 흔드는 현상(왝더독)”이라고 평가했다.

ETF닷컴이 문제로 본 대목은 상품 구조와 국내 시장 제도 간 미스매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기 위해 선물 등을 활용해 헤지와 리밸런싱을 반복한다. 상품 규모가 커질수록 ETF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매 자체가 기초자산 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개별주식 선물을 활용한다는 점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주식과 ETF 거래는 오후 3시30분 종료되지만, 개별주식 선물은 오후 3시45분까지 이어진다. 15분의 마감 시차 탓에 ETF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기초주식 종가 사이에서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 막판 유동성 구조도 문제로 거론됐다. ETF닷컴은 장 마감 전 단일가 시간대에 유동성공급자(LP)나 지정시장조성자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이 구간에서 개인투자자 주문과 레버리지 ETF 관련 헤지 수요가 겹치면 ETF 가격이 NAV에서 벗어나거나 ETF 수급이 기초자산 가격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생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파급력은 더 크다. 두 종목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자 국내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종목이다. 관련 레버리지 ETF 거래가 확대될수록 개별 종목 변동성뿐 아니라 지수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ETF닷컴은 이 같은 급등락을 글로벌 반도체 업황 신호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반도체 업황 전반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증시 내부의 상품·제도 요인이 가격 변동을 증폭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향후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ETF와 선물, 종가 매매 구조가 결합한 시장 내부 변수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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