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만이 아니다⋯원·유로환율도 들썩 '금융위기 이후 최고'

입력 2026-07-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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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로 환율, 3일 1776.1원⋯전년 대비 170원 급등
지난달 1783.7원 기록⋯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중동ㆍ외인 이탈에 달러 이어 유로화에도 상대적 약세
국금센터 "하반기에도 유로화 강세⋯강도는 낮을 것"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 유로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AF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 유로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AFP연합뉴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560원선을 넘어서며 상승세가 매서운 가운데 3대 기축통화 중 하나로 꼽히는 유로화 역시 들썩이고 있다.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은 1년 넘도록 추세적 우상향을 거듭하며 최근 1700원 중후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2009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원·유로 환율은 3일 기준 1776.1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3일 1600원 초반(1604.0원)에 머무르던 환율이 1년 만에 17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9일에는 장중 1783.7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9월 16일 1789.4원) 이후 16년 9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1년간 원·유로환율 월 평균 추이 (출처=한국은행)
▲최근 1년간 원·유로환율 월 평균 추이 (출처=한국은행)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은 이미 지난해부터 급등세가 가팔랐다. 월 평균 환율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2월 1500원대 초반(2월 평균 1505.4원)이던 환율이 4월 1617원으로 급등했고 그 해 연말에는 1717원대까지 올랐다. 올해 초에는 안정된 달러화와 함께 잠시 주춤했지만 중동 전쟁 이슈가 확산된 4월부터 또다시 급등세가 뚜렷했다.

역대 유로화가 원화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시점은 IMF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7~1998년이다. 위기 사태(11월)가 발생하기 직전이던 1997년 8월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은 934원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위기 발생 직후인 12월이 되자 환율은 2000원(1997년 12월 24일, 2188원)을 뛰어넘었다. 이후 2000년 하반기에 들어서자 다시 900원대로 하향 안정화됐다.

원·유로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다시 한 번 튀어올랐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파장으로 글로벌 달러 신용경색이 극에 달했던 당시 2009년 2월 23일부터 3월 11일까지 13거래일에 걸쳐 유로 대비 원화 환율은 1900원대를 유지했다. 한은에 따르면 2009년 3월 평균 원·유로 환율은 1904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IMF 시기 월 평균 고점(1998년 1월 1853.4원)보다 높은 수치다.

시장에서는 원·유로 환율 상승 배경으로 달러화 강세 요인과 유사하는 시각이다. 올해 3월 중동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 속 강달러 기조가 굳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고 이 과정에서 유로 대비 원화 환율도 덩달아 함께 올라갔다는 평가다. 지정학적 리스크 속 고물가 이슈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강화된 점도 원화 약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주식시장 불장 속 외국인들의 '셀코리아' 움직임 역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와 유로 등 외환수요를 극대화하는 요소로 꼽힌다. 윤지호 BNP파리바 전무는 "앞서 지난해에도 유럽이 재정정책을 활발하게 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 바 있다"며 "지금은 우리나라 코스피가 워낙 빠르게 오르내리다보니 유럽지역 투자자들 역시 투자 비중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유로화 환율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강도에 대해서는 글로벌 자금 흐름에 따른 기관 별 시각 차가 뚜렷하다. 국제금융센터는 "유럽중앙은행이 금리인상 움직임을 선도하는 한 유로화 강세 여건이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연준의 통화긴축 전환 가능성과 고물가 고금리 여건이 유로존 경제활동 및 재정 운용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유로화 약세 압력이 점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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