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북유럽 모델서 찾는 ‘행복한 혁신국가’

입력 2026-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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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사회구조 타인 배려 못해
경쟁 허용하되 성공 경로 다각화해
실패 비용 낮추고 안전망 확충하길

한국 국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모두 열심히 일한다. 그 결과 선진국 수준의 경제적 후생을 누리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 중반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중위권이고 실질구매력으로 평가하면 상위권에 속한다.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에서 우수한 제조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경제 내 입지도 탄탄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갤럽(Gallup Analytics)의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도는 오랫동안 세계 50~60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처럼 다수가 소득수준에 비해 불행하다고 느끼는 원인은 부실한 사회안전망,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상대적 지위 경쟁이 서구 선진국에 비해 심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위 보고서에서 우리 국민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자유의 정도(freedom)와 긍정적 감정(positive emotion), 타인에 대한 관용(낯선 이에게 도움주기, 자원봉사 활동) 등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구성원 다수가 각자의 재능을 적절히 개발, 스스로 좋아하는 바를 자유롭게 추구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신 사회적 지위와 재산 등의 상대적 가치 추구에 매몰되어 서로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부정적 감정을 자주 느끼며 타인을 배려하고 지원할 여유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인류 사회에서 경쟁은 불가피한 동시에 경쟁 당사자의 지적·육체적 역량 향상을 자극하고 개별 주체와 전체 사회의 발전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그런데 그것이 권력 투쟁이나 입시 및 입사 경쟁처럼 절대량이 제한되어있는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것 즉, 상대적 지위 경쟁일 때에는 오히려 비생산적일 수 있다.

특히, 우리 사회는 유교의 영향으로 사회적 성공 경로가 부·권력 위주로 획일화·서열화된 가운데 사회적 지위가 경제적·사회적 보상에서의 큰 차이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대기업 중심 경제성장 과정에서 심화된 승자독식적 시장구조, 명문대학 또는 의대·법대 입시 경쟁 위주의 교육체제,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보상 간 높은 연결성, 노동시장의 대·중소기업 및 정규직·비정규직 간 분절,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이 그 예다. 이로 인해 실패 비용이 매우 높아져 다수 구성원들이 상대적 지위 경쟁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최근에는 정치부문에서 거대 양당 간 권력 투쟁이 격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친 반목과 ‘상대 목조르기’식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북유럽이나 독일이 우리의 사회구조를 개선해 국민 행복도를 높이는 데 길잡이가 될 만하다. 이들 국가는 시장경제 체제가 요구하는 경쟁을 허용하되, 경쟁의 결과가 삶 전체를 결정하지 않도록 사회제도를 설계했다. 즉, 사회 지위 차이에 따른 보수의 격차를 가급적 줄이고, 튼실한 사회안전망 및 안정적 주거를 보장함으로써 실패의 비용을 낮추고 재도전이 활발한 사회를 만들었다. 부와 권력 등 물질적 가치 이외에 진·선·미 등 다양한 정신적 가치의 추구를 장려하여 성공 경로를 다각화하였다.

디지털전환도 상대적 지위 경쟁을 줄이고 절대적 역량 향상 경쟁을 강화하는 계기로 기능할 수 있다. 디지털 지능기계기술은 각종 개인별 데이터의 수집·처리를 자동화하여 종전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개개인 맞춤화된 교육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과 사람은 물론 각종 사물 간 연결과 이를 통한 온갖 데이터의 수집·처리·재조합을 효율화함으로써 새로운 기술 개발 잠재력을 크게 확장하였다.

인간의 무병장수, 우주 진출, 신적 능력 획득과 같은 숙원을 충족하기 위한 신상품·서비스 개발의 기회를 무궁무진하게 제공하고 있다. 더 이상 산업사회적 현실에 얽매여 서로 자리다툼하지 말고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프런티어로 뻗어나가는 것이 훨씬 더 큰 풍요와 행복을 성취하는 길이 되었다.

한국은 북유럽 모델을 참조하되 제조업과 디지털기술상 경쟁 우위를 살려 ‘행복한 혁신국가’를 지향하여야 한다. 법과 제도를 공정한 경쟁 및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교육을 입시 중심에서 창의성과 적성 개발 중심으로 전환하며,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주거·직업의 이동성을 높여 실패의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 교육·의료·복지서비스를 확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개인이 고유한 역량을 충분히 개발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자유롭게 도전하고 서로 협력하며 행복한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게 이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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