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8000~9000선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사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기초자산보다 더 큰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가 서킷브레이커 발동을 동반한 급락과 기술적 반등을 오가는 동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 손실의 2~3배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부터 전날까지 두 차례 서킷브레이크를 겪으며 코스피 지수는 9052.42에서 8476.48로 6.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5만4000원에서 33만4000원으로 5.65%, SK하이닉스는 276만4000원에서 265만원으로 4.12% 내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개의 평균 등락률은 -13.22%로 집계됐다. 코스피 지수 하락률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7개 상품 평균 손실률은 -13.90%, SK하이닉스 레버리지 7개 상품 평균 손실률은 -12.53%였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의 평균 손실률은 기초자산 손실률의 2.5배,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3배에 달했다. SK하이닉스의 기초자산 하락률은 4%대에 그쳤지만 관련 레버리지 상품 손실률은 평균 12%대를 기록했다.
전달 29일까지는 손실폭이 더 컸다. 19일부터 29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7.27% 하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76%, 4.92% 내렸다. 같은 기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개의 평균 손실률은 -16.75%에 달했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7개 상품 평균 손실률은 -19.04%, SK하이닉스 레버리지 7개 상품 평균 손실률은 –14.45%였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고, 대형 반도체주가 장중 큰 폭으로 출렁이는 과정에서 레버리지 구조의 손실 확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단순 2배와 일치하지 않는다. 기초자산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레버리지 효과가 커질 수 있지만, 급락과 반등이 반복되는 장세에서는 복리 효과와 리밸런싱 비용이 누적돼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기초자산이 일부 반등하더라도 앞선 급락 구간에서 벌어진 손실을 모두 회복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날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3.41%, SK하이닉스가 0.84% 반등하면서 관련 레버리지 ETF도 동반 상승했다. 삼성전자 레버리지 7개 상품은 이날 평균 6.34%, SK하이닉스 레버리지 7개 상품은 평균 2.25% 올랐다. 이에 14개 상품의 평균 손실률은 전날 -16.75%에서 이날 -13.22%로 3.53%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반등에도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일부터 전날까지 14개 상품의 누적 거래대금은 94조9546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레버리지 7개 상품 거래대금이 66조4402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7개 상품이 28조5144억원이었다. 30일 종가 기준 순자산총액은 15조1187억원인데 이날 하루 거래대금도 9조9132억원에 달했다. 손실이 커진 상황에서도 단기 매매 수요가 집중되며 거래가 과열 양상을 보인 셈이다.
시장 변동성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르면 추가 매수, 주가가 내리면 추가 매도 수요가 발생하는 구조를 갖는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주가 방향과 같은 방향의 기계적 매매가 확대돼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지수 내 비중이 큰 대형주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가 몰릴 경우 개별 종목 변동성이 지수 변동성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 장세처럼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 반등과 재하락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는 이런 위험이 더 부각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기초자산의 등락을 단순히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리밸런싱 과정에서 상승장에서는 매수, 하락장에서는 매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어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초자산의 방향성을 맞히더라도 진입 시점과 변동성 경로에 따라 실제 손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투자자들도 주가 상승 이후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종목 쏠림 위험을 감안해 위험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