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케어 산업 핵심 ‘정보’…갈길 먼 법·제도

입력 2026-06-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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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정보 ‘특별법’으로 법률간 충돌 해소해야…“사망자 데이터 활용 방안도 필요”

▲30일 한국AI의료헬스케어연구원과 범부처통합헬스케어협회가 서울 영등포 국회에서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관련 입법 방향’ 국회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30일 한국AI의료헬스케어연구원과 범부처통합헬스케어협회가 서울 영등포 국회에서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관련 입법 방향’ 국회 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산업 진흥에 핵심인 보건의료정보 활용을 위해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보건의료정보 활용은 헬스케어 서비스 및 제품 개발 활성화는 물론, 소비자 편의를 제고할 잠재력이 크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표준화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30일 한국AI의료헬스케어연구원과 범부처통합헬스케어협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디지털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관련 입법 방향’ 세미나를 열고 보건의료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한 개선점을 논의했다. 디지털헬스는 빅데이터, 유전체학, AI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환자 중심 의료를 실현하는 핵심 요소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데이터와 단일 건강보험을 갖추고 있고 인터넷 인프라가 우수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보급률 역시 90% 이상이다. 보건의료정보를 활용한 산업이 발전하기 유리한 환경이지만, 실제로는 의료법, 약사법, 생명윤리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규제법률에 따라 활용이 부진한 상태다.

지금까지 국회에서는 보건의료정보를 원활히 활용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몇차례 시도된 바 있다. 보건의료빅데이터특별법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은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이 다양한 보건의료정보를 ‘건강정보’라는 단일한 분류로 규정하는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의 종류를 세분화하고 활용 허용 범위와 규칙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데이터3법 개정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

현재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가명처리된 보건의료정보를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법률간 충돌 문제가 적지 않다. 또 현행법상 개인정보가 아닌 ‘사망자 보건의료정보’는 질병의 장기 추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가치가 높지만 명확한 규율이 없이 법적 공백 영역에 놓였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정보와 관련된 특별법에 대한 요청이 큰 상황이다.

박대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은 “현행 법 체계에 따르면 보건의료정보와 관련해 의료법, 생명윤리법 등의 조항 간 적용관계가 불명확하고, 가명처리나 데이터 전송 요구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라며 “정보의 2차 이용에 대한 근거, 디지털헬스케어 정책 거버넌스도 명확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피력했다.

산업계는 제품 및 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법률과 제도가 없다는 고충이 크다. 의료정보 표준화 기구인 HL7의 한국지부(HL7코리아) 도형호 운영위원장은 “중소규모 기업들이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병원과 협약을 맺고 심의를 받아 가명처리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서류대응과 행정절차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된다”라고 지적했다.

산업계가 가장 아쉬움을 표한 분야는 사망자 보건의료데이터다. 해당 정보는 생존, 사망, 재입원, 합병증에 대한 정보를 완결성 있게 포괄하고 있어 기업과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정답지’로 꼽힌다. 하지만 국내서는 의료기관의 EMR에서 정보를 꺼내는 것 자체가 어렵다. 정보가 표준화되지 않았으며, 병원이 이를 제공하도록 할 인센티브도 없어서다.

도 운영위원장은 “보건의료데이터 접근성을 개선하고, 사망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특례를 마련해야 한다”라며 “보건의료데이터의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실제 산업계가 개발한 제품과 서비스의 실증 및 사업화를 위한 환경도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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