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시행 100일에 BDC 고작 1개…세제혜택·증권사 참여 변수

입력 2026-06-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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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운용 기관 전용 상품 1건 그쳐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 국회 계류
“증권사 참여 허용해야 출시 활성화”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벤처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가 법 시행 100일을 넘겼지만, 시장 안착은 더딘 모습이다. 세제혜택 입법이 지연된 데다 비상장기업 발굴·분석 역량을 갖춘 증권사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상품 출시가 사실상 멈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DC 도입을 위한 법규는 지난 3월 17일 시행됐지만, 현재까지 출시된 상품은 신한자산운용의 ‘신한혁신기업성장투자신탁제1호’ 1건에 그친다. 이 상품도 일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 상품이 아니라 전문투자자 대상 기관 전용 상품이다.

신한운용은 지난 4월 BDC를 출시하고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혁신기업 투자와 출자자(LP) 지분 유동화 중심의 세컨더리 투자에 배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러나 신한운용을 제외한 다른 운용사들의 추가 상품 출시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BDC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된 코스닥시장 상장용 공모펀드다.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벤처조합, 코넥스·코스닥 상장사 등이 주된 투자 대상이다. 펀드 자산총액의 60% 이상을 이들 기업 등에 투자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세제혜택 불발을 BDC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애초 정부가 올해 2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했던 방안은 BDC 투자자에게 납입금 2억원 한도로 배당소득 9%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4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세제혜택은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BDC 관련 세제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BDC 세제혜택은 법안을 새로 발의해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재정경제위원회와 조세소위 구성이 마무리된 뒤 안건으로 올라가면 논의가 재개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입법 전망은 불투명하다.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1차 모집이 흥행한 데 이어 2차 모집도 하반기 예정된 만큼, 정책 우선순위에서 BDC가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당국과 정치권의 부담이 커진 점도 변수다. BDC 역시 비상장기업 투자 상품인 만큼 투자자 손실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작지 않다.

세제혜택과 별개로 운용 주체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BDC는 사실상 자산운용사 중심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구조다. 그러나 비상장기업 투자는 상장주식보다 기업 발굴, 실사, 가치평가 역량이 중요하다. 대형 운용사를 제외한 중소형 운용사의 경우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와 연결된 리서치 기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지난 3월 4일 열린 제4차 금융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융위원은 BDC 도입을 위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의결 과정에서 “업계가 벤처나 스타트업 쪽 인력을 배치해 그쪽 생태계와 연결되는 고리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사람도 아직 채용을 안 했다”며 “거의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사의 BDC 참여를 활성화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권사는 기업금융(IB), 리서치, 비상장기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 대상 발굴과 상품 설계 측면에서 운용사보다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초기 제도 논의 과정에서 증권사 참여는 이해상충 우려 때문에 제한됐다. 증권사가 직접 상품을 만들고 판매할 경우 자사 상품을 우선 판매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BDC는 비상장기업을 묶어 상장상품으로 만드는 구조인 만큼 투자 대상을 찾고 분석하는 역량이 중요하다”며 “증권사 참여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규제를 풀어주면 BDC 상품 개발과 출시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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