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평택·이천 등 '대체 주거지'로 이동

최근 수도권 전세시장에서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를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수원과 화성 동탄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전세 부담이 커지자 동일한 자금으로 인근 지역의 신규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경기 남부 주요 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일제히 상승했다. 이 기간 화성시 동탄구 전세가격지수는 5.88%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수원시 영통구 역시 4.32% 올랐다. 이어 용인시 기흥구(4.11%), 수원시 권선구(3.11%) 등도 경기도 평균 전세가격 상승률(2.24%)을 크게 웃돌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세 시장의 상승 압력 속에서 매물 감소세는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약 4개월간(2월 16일~6월 16일)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의 전세 매물은 일제히 급감했다. 화성시 효행구의 전세 매물이 107건에서 46건으로 반 토막(-57.1%) 난 것을 비롯해 수원 팔달구(-41.9%, 277→161건), 화성시 동탄구(-25.9%, 313→232건) 등지에서 전세 매물이 빠르게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전세보증금 상승과 매물 부족이 겹치면서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 주택을 매입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오산시로 전입한 세대의 출처 1, 2위는 각각 화성시와 수원시가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오산시 인구는 올해 5월 기준 25만2414명을 기록하며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이들 대체 주거지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연장 가시화와 대규모 반도체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한 직주근접 여건이 부각되며 이주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가격 차이가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5월 기준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을 보면 화성시 동탄구는 4억5610만원, 수원시 영통구는 4억8409만원 선이다. 이는 인접한 오산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3억3434만원)이나 평택시 평균 매매가격(2억7274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수원이나 동탄의 전세보증금 규모면 인근 도시에서 내 집 마련을 하고도 남는 셈이다.
수요 이동이 본격화되면서 올여름 경기 남부권에서 공급을 앞둔 신규 분양 단지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오산시 양산동 일원에서는 GS건설이 7월 총 1783가구 규모의 '오산헤리티지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에서는 현대건설이 6월 중 공공지원 민간임대 단지인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2122가구)를 공급하며, 계룡건설 컨소시엄도 같은 달 '엘리프 고덕 센트럴하이'(996가구) 분양에 나선다. 이천시 갈산동 일대에서는 일신건영이 7월 중 '이천 휴먼빌 클래스원'(536가구)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원·동탄의 전셋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은 저렴하면서 풍부한 교통 및 개발 호재를 갖춘 인접 지역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점차 더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