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국가 과제로 떠오른 ‘K푸드 세계화’

입력 2026-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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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스토리 더해 경쟁력 높이고
문화·관광 연계해 범정부차원 추진
일관된 글로벌 식문화 정책 펼쳐야

K푸드 세계화가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K푸드는 단순한 농식품 수출 확대 정책의 범주를 넘어섰다. K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류 콘텐츠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고, 이는 농식품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 한류는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확산시키고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K푸드 역시 그 흐름 속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K푸드 정책은 농식품 분야를 넘어 문화·관광·외교·교육·산업이 연계된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 K푸드 세계화는 부처 간 소관 다툼이나 경쟁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범정부 차원의 통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K푸드 세계화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실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국가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한류와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한류 열풍은 세계인들에게 한국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친밀감을 심어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K푸드는 매우 유리한 세계적 흐름을 타고 있지만, 이러한 인기가 영원히 지속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지금이야말로 한류의 영향력을 K푸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K컬처와 K푸드를 결합한 글로벌 홍보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해외 한류 행사와 문화축제에서 K푸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유명 셰프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도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한국 음식을 단순히 ‘먹는 음식’이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전통, 지역의 문화와 정신을 담은 콘텐츠로 소개해야 한다. 음식에 스토리가 더해질 때 K푸드의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둘째, K푸드 세계화의 핵심은 경쟁력 있는 농식품 생산 기반 구축에 있다. 아무리 홍보와 마케팅이 뛰어나더라도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불가능하다. K푸드의 뿌리는 결국 우수한 농산물과 경쟁력 있는 식품산업에 있다. 정부는 스마트농업 확대와 수출 전문 생산단지 육성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생산·가공·유통 전 과정의 표준화와 품질관리를 강화하여 국제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김치, 인삼, 장류, 쌀 가공식품, 전통주, 건강식품 등 전략 품목에 대한 집중 육성도 필요하다. 농업과 식품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K푸드의 영향력은 해외 외식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국 외식기업들은 현재 세계 56개국에서 46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한식당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푸드가 글로벌 식품시장의 주류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이러한 성장세를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할 시점이다.

셋째, K푸드를 국가 외교와 관광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음식은 국가 간 우호를 증진하고 문화를 이해하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다. 재외공관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해외지사를 적극 활용해 식문화 외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제행사에서도 K푸드의 외교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중국 시진평 주석이 경주의 ‘황남빵‘을 거론하자 황남빵이 대박을 떠뜨렸다고한다.

향후 정상회의와 국제회의, 국제박람회 등에서 한국 음식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정부는 정상외교의 중요한 콘텐츠로 K푸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K푸드를 관광산업과 연계한 미식관광 육성도 중요하다. 연간 17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김치 담그기, 전통주 체험, 사찰음식 체험, 지역 특산물 투어, 쿠킹 클래스 등에 참여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 한식당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 조리기술 교육, 메뉴 개발, 위생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우수 한식당 인증제도를 확대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한식당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를 알리는 해외 거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K푸드 세계화는 농림축산식품부만의 과제가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부, 해양수산부, 외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여러 부처가 함께 참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업과 일관성이다. 국가 차원의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장기적 비전을 바탕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현재 전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관심과 호감을 K푸드로 연결한다면 대한민국은 경제강국을 넘어 문화강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K팝과 드라마, 영화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듯이, K푸드 역시 세계인의 식탁 위에서 사랑받는 글로벌 식문화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K푸드 세계화를 국가 전략으로 제대로 추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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