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주택난 해결' 법안에 초당적 합의⋯트럼프 끝내 거부

입력 2026-06-2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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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주택공급 확대에 초당적 합의
트럼프 입법안 서명 거부하며 반대
"주택난보다 투표와 금리가 더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쿤기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마쿤기(미국)/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마쿤기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마쿤기(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극심한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주택 공급 확대' 법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이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입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주택난보다 투표법 개정이 먼저"라는 게 그의 의지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대규모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입법안이 미 상원과 하원 문턱을 모두 넘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을 보류하면서 발효가 불투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공급 확대 법안보다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인 '유권자 ID법'을 의회에서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주택 공급 관련 기자회견 및 서명식은 내가 국가적 비상사태로 간주하는, 절실히 필요한 '세이브 아메리카 법이 통과될 때까지 취소된다"고 밝혔다.

전날 의회 문턱을 넘은 주택 공급 확대법은 주택 공급 및 주거비 절감을 위해 양당 의원들이 발의한 여러 법안을 통합적으로 모아놓은 패키지 법안이다. 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환경 영향 평가 등 규제를 완화하고, 지방 정부에 주택 건설 심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권한을 부여했다. 또 350채 이상 단독주택을 가진 기업이 추가로 주택을 사들이는 것을 제한했다.

앞서 상원은 지난 22일 찬성 85명 대 반대 5명으로 이 법안을 가결했고, 하원은 다음 날인 23일 찬성 358명 대 반대 32명으로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 통과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여당인 공화당으로서는 물가 상승 등 경제 문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정책으로 기대해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 공급 확대보다 투표법 개정과 금리 인하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명 ‘유권자 ID법’으로 불리는 세이브 아메리카 법은 투표 전 유권자 심사를 강화하는 게 골자다. 유권자 등록 때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한편, 우편 투표를 규제한다는 게 핵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민주당이 기존 투표제를 악용,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해당 법안은 연방 하원을 통과한 뒤 상원에 계류 중이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통과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강제 종료해서라도 세이브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여당인 공화당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여야 협치의 상징이자 의회의 오랜 전통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면서까지 세이브 법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택공급 확대 관련 법안이 행정부 수장의 거부권으로 막히자 야당인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주택 공급 법안의 공동 발의자 중 한 명인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거부에 대해 "우리가 결승선까지 다다랐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투정 부리는 아이처럼 서명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여당인 공화당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존 슌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 법안은 주택 공급을 늘리고,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대출 기회를 확대하는 훌륭한 법안"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서명할 방법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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