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원 7명, 첫 국조 줄줄이 불출석…노태악 "책임 통감”[종합]

입력 2026-06-2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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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용지 국조 첫날 증인 무더기 불참
여야 "국민에 집단항명" 한목소리 질타
선관위, 위원장 상근제·평가위 신설 보고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윤상현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윤상현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전달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은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 (사진=연합뉴스)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가 시작됐지만 증인으로 출석해야 할 선거관리위원 상당수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여야는 "국민에 대한 집단 항명"이라며 한목소리를 냈고, 자리를 지킨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고개를 숙였다. 선관위는 위원장 상근제 도입 등 자체 쇄신안을 내놓으며 진화에 나섰다.

국회 '제9회 지방선거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투표용지 국조특위)는 23일 국회에서 첫 전체회의를 열고 향후 일정을 의결했다.

여야는 이날 기관 보고에 중앙선관위 전·현직 27명, 서울시 선관위 6명, 송파구 선관위 10명, 참고인 1명 등 44명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기한 안에 출석요구서를 보내지 못해 법적 강제력이 없는 임의출석(의무가 아닌 자율 출석)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중앙선관위원 7명과 오민석 전 서울시 선관위원장, 민소영 전 송파구 선관위원장 등 16명이 자리를 비웠다. 현직 위원 가운데서는 위철환 위원장 직무대행만 출석했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불출석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전부 다 비상근 위원"이라며 "불출석 사유를 정확하게 제시하지도 못했다. 자기네들끼리 짬짜미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는 중대한 사안에 반드시 나오셨어야 한다"며 "'내 일이 아니고, 내 책임이 아니고, 나는 그냥 회의만 한번 가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위철환 직무대행은 "어제 회의가 있었고 원칙적으로 모든 분이 참석해 국민들에게 진상을 소상하게 보고드려야 된다고 말씀드렸다”며 "원칙적으로 동의를 하셨기 때문에 조만간 참석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올림픽공원에서 2주 가까이 시위하고 나라가 난리가 나서 국정조사까지 열리는데 통지서가 송달되지 않아서 못 나가겠다는 태도는 충격적"이라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에 대한 집단항명"이라며 "불출석 증인 중 자진 출석 의사가 있었는데 누군가의 의사로 불출석했다면 출석을 방해한 것으로 간주하고 특위 명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특위 위원장은 "헌법이 보장한 선관위의 독립성은 국민에게 책임을 지라는 것이지 참정권을 침해하고도 면죄부를 받으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위 직무대행은 비상임 위원 7명 중 5명이 오후 1시 30분 출석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보고했다. 그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소중한 참정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큰 혼란과 불편을 겪으신 유권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어떠한 책임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노태악 전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위원회가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선관위가 본투표일 투표용지 인쇄량 하한을 유권자 수의 60%에서 50%로 낮추는 종합관리지침 변경을 사무총장 전결(위임받은 권한으로 단독 결재)로 처리한 사실에 대해 "그렇게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는 "짧은 보고는 했었을 것"이라면서도 기억에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늦장 대응 지적에는 "서울시에서 중앙에 신속하게 보고했으면 초기 대응과 실효적 대응을 할 수 있었다"며 "중앙에 제때 보고가 안 돼 선거 상황실에서 제대로 대응을 못 한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선관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자체 쇄신안을 함께 내놨다. 핵심은 의사결정의 책임성을 높이고 외부의 견제 장치를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위원장 상근제와 복수 상임위원제를 도입하고, 규칙상 심의기구인 감사위원회를 독립적인 합의제 의결기구로 법제화하며, 국회 상임위 산하에 가칭 '선거관리평가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투표용지 인쇄 비율은 전면 재검토하고, 주요 정책을 바꿀 때는 외부 전문가 심의위를 거쳐 사전 위험성 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범정부 차원의 선거 지원 체계를 법제화하고 국가 선거 지원 협의체를 운영하는 방안도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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