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메리츠금융에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 대출 요청
자금 확보 실패 시 청산 수순 돌입 거론
NS홈쇼핑,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인수대금 납입 완료⋯정상화 시동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이달 말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방안 제출을 요구하면서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중대 고비를 맞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익스프레스) 매각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자금 수혈에 실패할 경우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에 이달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법원이 요구한 자금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다음 달 3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연장되지 않고 청산 수순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최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마무리하며 12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애초 시장에서 거론됐던 3000억원 안팎의 매각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 규모도 훨씬 크기 때문이다.
경영 상황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납품업체에 대한 상품대금 정산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점포에서는 자체브랜드(PB) 상품 위주로 진열대를 채우는 등 정상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수익성이 낮은 37개 점포의 휴업에 들어간 데 이어 폐점을 결정하며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현재 최대 과제는 긴급 운영자금 확보다.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측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해당 자금이 확보돼야 회생계획안 실행과 정상 영업 유지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금융(메리츠) 측은 1000억원 규모의 DIP 지원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과 김병주 회장의 개인 일반보증 제공 의사 확인 등을 지원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홈플러스는 메리츠가 제시한 조건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메리츠의 최종 제안이 사실상 대출 지원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MBK파트너스의 직접 자금 조달을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무엇보다 MBK파트너스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지원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 MBK파트너스가 직·간접적으로 2200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지원했으며, 주요 임원들이 개인 연대보증과 주택 담보 제공까지 감수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향후 열흘이 홈플러스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에 실패할 경우 회생이 아닌 청산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수천 명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의 고용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반대로 메리츠와의 협상을 통해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법원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 회생 절차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확보된 자금이 밀린 상품 대금과 임금 지급 등 급한 불을 끄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커,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NS홈쇼핑은 전일 익스프레스 사업부문 인수대금 납입을 완료하고 영업양수도 절차를 최종 마무리했다. 익스프레스 사업은 신설법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맡게 되며 상품 공급 정상화와 고객 신뢰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NS홈쇼핑은 이날 익스프레스 임직원 환영 행사를 판교 사옥에서 열며 조속한 조직 통합과 시너지 발휘를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