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30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된다. 하위규정인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과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도 시행령 개정에 맞춰 함께 시행된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31일 개정된 상법의 후속 조치다. 금융위는 당시 회사가 자기주식을 임의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시행령과 하위규정 개선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자기주식 공시 대상이 확대된다. 기존에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1% 이상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장회사에만 자기주식 보유현황, 향후 처리계획, 실제 처리현황 공시 의무가 부과됐다. 앞으로는 자기주식을 보유한 모든 상장회사로 대상이 넓어진다.
이에 따라 상장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보다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주주와 투자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늘어나는 만큼, 자기주식을 주주환원 목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 관련 규정도 삭제된다. 개정 상법에 따라 자기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이 전면 금지된 데 따른 조치다.
그동안 자기주식 대상 EB는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배주주에 우호적인 제3자에게 발행돼 사실상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거나 지배력 유지를 위한 처분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관련 규정을 정비해 자기주식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편법적 활용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 운용 방식도 정비된다. 개정 상법에 따라 신탁업자는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신탁계약 기간 중 자기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 신탁계약이 종료되거나 해지될 경우에는 자기주식을 지체 없이 위탁자인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를 시행령상 신탁계약 운용방법에 반영하고, 신탁계약 기간 중 자기주식 처분을 전제로 한 표현을 시행령과 하위규정에서 삭제했다. 신탁계약 연장 등을 통해 자기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계약기간 중 처분하는 방식으로 소각 의무를 우회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한 자기주식의 처분기간도 바뀐다. 기존 시행령은 상장회사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매수한 자기주식을 매수일로부터 5년 안에 처분하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은 주주총회 승인을 받은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상 보유기간을 처분기간으로 삼되, 이 기간이 5년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해당 기간 자기주식을 소각한 경우에는 처분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도 신설된다.
거래소 정규시장을 통한 자기주식 처분 관련 규정도 정비된다. 개정 상법은 자기주식 처분 방식을 기존 주주에게 균등하게 처분하는 방식과 기존 주주 외 제3자에게 처분하는 방식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시장매도 방식 관련 내용은 하위규정에서 삭제된다. 자기주식 처분 상대방을 특정하도록 해 처분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도 함께 손질된다. 금융감독원은 사업보고서의 ‘자기주식 보유현황’ 등을 통해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거나 승인 예정인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자기주식 소각기한, 보유·처분계획 승인내용 등 관련 기재사항을 추가했다.
또 사업보고서상 ‘자기주식 취득·처분·소각 관련 단기계획’에는 자기주식의 당초 취득 목적을 추가로 적도록 했다. 주주들이 자기주식 취득 목적과 실제 처분 목적을 비교해 회사의 자기주식 처리계획이 적정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선이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라는 원칙 아래 자기주식이 주주환원이라는 본래 목적대로 활용되도록 유도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장회사들은 정부 정책에 맞춰 자기주식 소각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1~5월 상장회사 자기주식 소각액은 4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소각액 21조400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앞으로도 상장회사가 자기주식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