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 "발전 5사, 1개사로 통합 권고"⋯정부, 7월 최종안 수립

입력 2026-06-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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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각자도생 체제론 한계…대규모 전환 투자 위해 자본 동원력 키워야"
에너지전환·정의로운 전환 부사장급 조직 격상…기존 화력본부와 분리
5개 발전사 기존 본사 인프라 최대한 유지해 지역경제 충격 방어 제언

▲석탄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상하이/AFP연합뉴스
▲석탄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상하이/AFP연합뉴스

한국남부ㆍ남동ㆍ중부ㆍ동서ㆍ서부발전 등 발전 5사를 1개 회사로 완전 통합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정부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1사 통합안이 에너지 전환 실행력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부합하다는 진단이다.

통합 법인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 상법과 특별법을 병행한 법적 기반 마련과 부사장급 전담 조직 신설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 대강당에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삼일회계법인이 올해 2월부터 수행한 연구용역 중간결과가 발표됐다.

삼일회계법인은 현행 발전 5사 체제가 경쟁을 명분으로 유지돼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각자도생에 머물며 대규모 전환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발전사 간 유사 기능 분산으로 중복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으며 분산된 재무구조 탓에 대형 해상풍력 등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자본 동원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개별 회사 체제로는 수만 명에 달하는 석탄 화력 퇴출 인력의 유연한 재배치 등 '정의로운 전환'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자료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자료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이에 삼일회계법인은 발전공기업 구조개편 대안으로 1사 통합, 권역별 2~3사 통합, 통합 지주사 신설 등 3개 방안을 검토했다. 검토 기준으로는 에너지 전환 실행력 확보, 단일 전원 리스크 저감, 운영 효율성 제고, 정의로운 전환 용이 등 4대 원칙을 적용했다.

평가 결과 '1사 통합(단일 법인)' 안이 4대 원칙을 가장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혔다. 삼일회계법인은 1사 통합 체제가 장기적이고 고위험이 따르는 에너지 전환 과제를 단일 책임 주체 아래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어 실행력이 크게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특히 통합된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형 해상풍력 등 프로젝트 기획과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고, 단일 법인 내에서 석탄 화력 퇴출 인력을 타 부서나 지역으로 유연하게 재배치할 수 있어 '정의로운 전환'에도 가장 유리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반면 기존 5사를 2~3개 회사로 재편하는 '권역주도 독립 경쟁(2안)' 모델은 국가적 전환 과제의 실행 구조로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 주체가 분산됨에 따라 대규모 과제를 일사불란하게 추진하기 어렵고, 자본력이 쪼개져 대형 특수목적법인(SPC) 출자 등 자금 동원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한 동일한 신재생 사업 영역에 양사가 동시 진입해 중복 경쟁을 벌이거나 사업 영역 조정을 두고 불필요한 협의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모회사 아래 권역별 자회사를 두는 '통합 지주사 신설(3안)' 모델 역시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과도기적 대안에 그친다는 평가다. 지주회사가 그룹 전체의 대규모 투자와 유연탄 통합 조달 등을 총괄하는 장점은 있으나, 자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현업 통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구조적 결함이 지적됐다.

무엇보다 동일한 사안을 두고 지주사와 자회사가 각각 검토를 거쳐야 하는 '이중 의사결정 구조'가 형성돼 거래 비용이 늘어나고 지주사와 자회사 간의 역할 및 성과 평가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비효율성이 한계로 지목됐다.

삼일회계법인은 단일 통합 법인의 안정적인 출범과 조직 비대화 우려 해소를 위한 세부적인 제도 보완책도 함께 제시했다.

통합 법인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거나 방만하게 운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외부 관리·감독 조직 구축을 통한 통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법인 설립 방식으로는 기본적인 안정성을 꾀할 수 있는 상법을 기반으로 하되, 사업 범위와 공적 기능 확립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병행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권고했다.

대규모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무 기반 확충 방안도 거론됐다. 통합 법인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국전력공사나 한국가스공사 사례를 준용해 사채발행한도를 상향·유연화하고, 정부나 모회사의 지분 현물 출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려 차입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내부 조직 운영과 지역사회 상생을 위한 청사진도 제시됐다. 내부적으로는 통합 법인 내에 '에너지전환' 조직과 '정의로운 전환' 조직을 부사장급으로 격상 및 신설하고, 기존 화력본부와 완전히 분리해 석탄화력 퇴출 과정에서의 이해충돌을 방지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통합이 곧 지역 축소'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주, 보령, 태안 등 지역에 흩어져 있는 5개 발전사의 기존 본사 인프라를 최대한 유지하고, 인력 이동을 최소화해 지방세 감소 등의 충격을 방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발전공기업 구조개편은 기업 간 단순 통폐합이 아니라 에너지 대전환 흐름에 기민하게 대응해 경쟁력을 갖춘 사업구조로 재편하는 것"이라며 "전력공기업이 시대적 변화를 선도하며 공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부는 이번 연구용역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와 발전공기업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 달 중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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