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시대 산업구조 변화로 물의 경제안보적 가치가 급격히 높아지자 정부가 물을 전략자원으로 육성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 홍수·가뭄 대응 중심의 전통적 물 관리를 넘어 물·에너지 융합, 폐수 자원화 등을 통해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김호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국장)은 17일 서울 강남구 ST센터에서 이투데이와 한국물포럼이 공동 주관한 '기후·에너지 서울 심포지엄(CESS) 2026'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 물은 공짜 자원처럼 여겨졌지만 에너지, 반도체, 자원순환, 탄소중립과 연결되면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자원으로 그 가치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부가 물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기후위기와 산업구조 변화가 있다. 극한호우와 장기 가뭄이 빈발하면서 안정적인 물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AI·반도체 산업 성장으로 산업용수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김 국장은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세척·냉각을 위해 막대한 물을 필요로 한다"며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물 사용량은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물 관리 정책을 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수력·양수발전·수열에너지 등 물·에너지 확대, 초순수 국산화·폐수 자원화 등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김 국장은 "그간 생·공용수로만 활용되던 하천수나 지금까지 버려져 온 하수, 유출지하수에도 상당한 열에너지가 존재하는데 이를 냉난방에 활용하는 것이 수열에너지"라며 "2030년까지 수열에너지 1GW(기가와트) 도입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산업에서 초순수는 전기만큼 중요한 핵심 기반이지만 생산기술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기술자립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356억원을 투자해 초순수 생산·공급 및 실증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폐수 자원화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폐수를 단순 정화 대상인 오염원으로 인식했다면 이제는 폐수 내 유가자원의 회수 및 순도를 높여 새로운 자원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확대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이차전지 업종에서는 폐수 내 리튬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하고 고농도 염 성분으로부터 황산 등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폐수 자원화 육성을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비 370억원을 투자해 고농도 염폐수 처리 및 유가자원 회수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국장은 "기후위기와 산업변화, 에너지 전환의 교차점에서 물은 국가경쟁력을 지탱하는 핵심 전략자원"이라며 "오늘 이 심포지엄이 물의 새로운 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미래 물 정책과 산업의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있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후부도 기후위기와 산업전환 시대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물관리 체계와 미래 물산업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