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국내 증시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관망 심리와 미국 반도체주 차익실현 여파로 하락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 초반 반도체 조정 이후 다른 업종으로 매기가 옮겨가며 낙폭을 줄이는 흐름이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미·이란 휴전 기대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6월 FOMC를 앞둔 경계심리와 반도체주 차익실현 영향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마이크론과 인텔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고, 스페이스X 관련 테마와 레버리지 ETF, 옵션 출시 등으로 해당 종목 편입 수요가 늘면서 다른 테크주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도 부담이 됐다. 다우지수는 0.6% 내렸고, S&P500지수는 0.6%, 나스닥지수는 1.2%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7% 급락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FOMC로 쏠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은 유력하다. 핵심은 점도표 변화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첫 기자회견이다. 현재 시장은 연말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어 3월 회의 때 제시됐던 연내 1회 인하 전망은 더 매파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은 이미 이번 FOMC가 매파적일 수 있다는 점을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해 왔다. 여기에 에너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던 WTI 유가도 70달러대로 내려온 상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점도표상 연내 2회 인상, 9월 인상 시사, 포워드 가이던스 전면 폐지 같은 충격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결국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의 매파 결과만 나온다면 증시는 FOMC를 중립 재료로 소화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전일 국내 증시는 미·이란 MOU 전자서명에 따른 유가 하락, BOJ 회의 안도감, 미국 반도체주 랠리, 방산 수출 계약 기대에 힘입어 반도체와 방산, 은행, 조선 업종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코스피 8700선을 회복했다. 반면 코스닥은 대형주 선호의 반대급부로 하락 마감했다.
금일 국내 증시는 WTI 급락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FOMC 관망 심리, 미국 반도체주 숨고르기 여파로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장 초반에는 전일 국내 증시에서 급등했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단기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중립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중에는 여타 업종으로 순환매가 이어지며 낙폭을 축소하는 흐름이 유력하다.
최근 코스피가 8700선까지 회복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매매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은 5월 7일부터 6월 11일까지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6월 12일 이후에는 3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돌아섰다. 누적 순매수 규모도 4조8000억원에 달한다.
물론 이 가운데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비중이 70%를 넘는다는 점에서 아직은 주도주 베팅인지, 숏커버링인지 판단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유가 하락, 환율 안정 등 매크로 환경이 5~6월 초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동안 외국인 순매도의 배경이 반도체 차익실현과 한국 비중 조정, 매크로 불확실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FOMC가 쇼크 수준으로 끝나지만 않는다면 외국인 수급 여건은 이전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
결국 17일 국내 증시는 장 초반 반도체 차익실현에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시장 전체로 보면 조정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도주 비중 축소보다는, FOMC 이후를 보며 순환매 가능성까지 함께 열어두는 대응이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