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립주택 주출입구에 장애인 접근로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하자에 해당하고, 설계 단계의 문제라 하더라도 시공사가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공현진 부장판사)는 최근 GS건설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상대로 낸 하자판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GS건설은 고양시 소재 도시형 생활주택인 단지형 연립주택(20개 동, 178세대)을 시공해 2021년 사용승인을 받았다. 해당 주택 관리단은 2023년 5월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하자심사를 신청했고, 위원회는 2024년 8월 일부 동의 주출입구에서 주차장과 단지 출입이 가능한 도로로 이동하려면 계단을 이용해야 하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이하 장애인 등 편의법)에 따른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다며 하자로 판정했다. GS건설은 이의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GS건설은 “지하주차장에서 연결되는 출입구가 주출입구이고, 이 출입구와 접근로 사이에는 단차가 없으므로 하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설령 지상 1층 출입구를 주출입구로 보더라도 접근로를 설치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곤란하고,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다고 했다.
또 장애인 등 편의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하면 연립주택 1개 동을 기준으로 세대수가 10세대 이상인 경우에만 편의시설 설치 대상시설에 해당하는데, 일부 동은 8세대에 불과해 편의시설 설치 대상이 아니고, 접근로 미설치는 사용검사 전 하자이거나 설계상 하자여서 시공사가 책임질 수 없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GS건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8세대가 거주하는 동도 편의시설 설치 대상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 단지가 하나의 대지 위에 건설된 연립주택인 만큼 각 동별 세대수가 아닌 전체 세대수 178세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주출입구에 대해서도 지상 1층 출입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 주택은 거주시설이고 지하층에는 주차장 외에 세대가 없는 점, 장애인등편의법의 입법취지 등에 비춰 적어도 세대가 위치한 지상 1층까지는 장애인등에 대한 접근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용검사 전 하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접근로를 시공하지 않은 잘못이 사용검사 전부터 있었더라도, 그로 인한 기능상·안전상 지장은 사용검사 후 장애인등이 주출입구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행할 수 없을 때 비로소 나타났다”며 “하자는 사용검사 후 하자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설계상 하자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건축공사 수급인은 관련 법령에 위반된 설계도면을 제공받은 경우 적합성을 스스로 검토하고 도급인에게 적절한 의견을 제시할 의무가 있다”며 “국내 대표 건설회사인 원고로서는 공사 전 장애인등편의법령 위반 가능성을 검토해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