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U와 고위급 회의 잇따라 취소…무역전쟁 경고장 날려

입력 2026-06-1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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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장관급 회의·EU 정무차장 회의 취소
EU, 대중 무역적자 하루 10억유로…수출규제 추진
중국, 외교적 불만 표시

▲중국 베이징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부 입구에서 중국 무장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 주재 유럽연합(EU) 대표부 입구에서 중국 무장경찰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이 이달 예정됐던 유럽연합(EU)과의 고위급 외교 회의를 잇달아 취소했다. EU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와 무역 방어 조치를 강화하자 베이징이 외교 채널을 활용해 불만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디지털 분야 장관급 회의와 EU 대외관계청(EEAS)의 올로프 스코그 정무 사무차장이 참석하는 회의를 돌연 취소했다. 양측 모두 취소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교가에서는 무역 갈등과 연관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과 EU는 상대방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 때 회의 취소를 외교적 신호로 활용해왔다. 지난해에는 EU가 무역 분쟁 진전이 없다는 이유로 정상회의를 앞두고 핵심 경제회의 개최를 거부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갈등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대EU 수출은 1~5월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이에 EU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제품 규제를 확대하고 있다.

EU가 추진 중인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은 일부 중국산 제품의 공공조달 참여를 제한하고 유럽 기업 인수도 어렵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최근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을 통신망과 태양광 설비에서 배제하는 방향의 ‘사이버보안법’ 개정안도 제시했다.

태양광 설비에 사용되는 인버터에 대한 공공 지원금 지급도 제한하기로 했다. 해당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EU는 급증하는 무역적자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집행위는 “최근 EU의 대중 무역적자가 하루 평균 10억유로(약 1조7700억원)에 달한다”며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시사했다.

또 EU는 이달 들어 중국 기업과 제품을 겨냥한 반덤핑 조사 3건을 새로 개시했다. 이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중국은 EU와의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EU가 중국 기업과 제품을 계속 겨냥한다면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다음 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을 상대로 물밑 설득 작업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베이징이 EU 회원국들이 대중 강경 노선으로 결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직접 접촉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의 대화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집행위는 취소된 회의들이 재조정 절차를 밟고 있으며 다양한 수준에서 중국과의 소통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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