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50MW급 FDC 개념설계로 선급 인증 확보
HD현대·한화오션도 전력·해양플랜트 역량 기반 잠재 수혜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증하면서 조선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서버를 육상이 아닌 바다 위에 띄우는 플로팅 데이터센터(FDC·Floating Data Center)가 차세대 고부가 사업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격화되면서 육상 부지 확보와 전력망 연결, 냉각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병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해상 부유식 구조물에 데이터센터를 올리는 FDC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선박·해양플랜트 설계와 전력·냉각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춘 조선사들의 참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FDC는 해상 부유식 구조물 위에 서버, 전력설비, 냉각장치, 통신 인프라를 결합한 형태다. 바닷물을 냉각에 활용할 수 있고, 항만·해안 산업단지 인근에 배치하면 육상 부지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이동이나 확장도 가능해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보다 유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FDC가 선박과 해양플랜트, 전력 시스템, IT 인프라가 결합된 신시장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단순 선박 건조가 아니라 설계, 전력·냉각 시스템 통합, 부유식 구조물 제작, 유지보수까지 연결될 수 있어 고부가 사업으로 확장될 여지가 크다.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구체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곳은 삼성중공업이다. 삼성중공업은 50MW급 FDC 개념설계로 미국선급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 LR 인증을 받으며 기술 검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ABB, 무스테리안 등과 협력 체계도 구축해 전력·자동화·데이터센터 운영 기술을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HD현대도 잠재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조선뿐 아니라 발전엔진, 전력기기, 선박 개조·유지보수(MRO) 역량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FDC가 상용화될 경우 해상 전력 인프라, 발전·배전 시스템, 기존 선박·해양 구조물 개조 분야에서 참여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한화오션 역시 대형 해양 구조물과 특수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FDC는 안정적인 부유식 구조물 설계와 해상 운영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분야 경험이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FDC가 실제 대규모 발주로 이어지려면 전력 공급 방식, 해상 통신 안정성, 운영비, 규제와 인허가, 해양 환경 영향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개념설계와 기술 협력, 선급 인증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 경쟁이 시작된 단계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이 심화할수록 FDC 시장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FDC는 조선사의 해양 구조물 설계·건조 역량과 전력·냉각 시스템 통합 능력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며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K조선의 새로운 고부가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