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 보증공급 흔들린다"…전국 지역신보, 재원 고갈 위기에 이사장들 총궐기

입력 2026-06-0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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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증 예산 62% 삭감·출연요율 역차별 구조 직격…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 이사장협의회 초대회장으로 '원팀' 선언

▲소상공인 위기극복과 지원 강화를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 호소문' 전문. 재보증 예산의 추가경정예산 조속 반영과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 현실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 위기극복과 지원 강화를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 호소문' 전문. 재보증 예산의 추가경정예산 조속 반영과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 현실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기신용보증재단)
담보도 신용도 부족한 소상공인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금융안전망이 지금 재원 고갈의 벼랑 끝에 서 있다.

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은 6월 5일 '지역신용보증재단 이사장협의회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재보증예산의 추가경정예산 조속 반영과 금융회사 법정 출연요율 현실화를 촉구하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창립총회와 동시에 정부·국회를 향한 긴급 호소가 터져나온 것은 그만큼 현장의 위기감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신호다.

△ 4130억 요청에 1570억…62% 잘린 안전망

지난해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요청한 재보증 예산은 4130억원이었다. 정부가 실제 편성한 금액은 1570억원. 요청액의 62%가 그대로 삭감됐다. 재보증은 지역신용보증재단이 현장에서 소상공인에게 보증을 공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이자 소상공인 금융 안전망의 근간이다. 그 근간을 떠받치는 재원이 절반 넘게 비어버린 셈이다.

추가 재원 투입이 없으면 보증 지원 축소는 물론 일부 공급 차질까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현장에서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누적된 금융부채와 대위변제 확대로 인한 부실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재보증 한도 소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침체 장기화, 미·중 갈등과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리스크가 겹치며 소상공인의 경영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그 충격은 언제나 가장 먼저, 가장 깊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미친다.

△ 45조 보증에 출연요율 0.05%…역차별 구조의 민낯

2026년 4월 말 기준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잔액은 45조2125억원이다. 신용보증기금(62조5238억원)에 이어 정책보증기관 중 두 번째 규모로, 기술보증기금(30조4673억원)을 1.5배 가까이 웃도는 보증을 현장에서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법정 출연요율을 들여다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가 드러난다.

△신용보증기금 0.225% △기술보증기금 0.135% △지역신용보증재단 0.05%(한시상향 기간 0.07%)

보증잔액 규모는 기술보증기금을 뛰어넘으면서도 출연요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욱이 2024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0.07%마저 기간 종료 이후 다시 0.05%로 되돌아갈 처지다. 현장의 보증 수요는 매년 늘어나는데 재원의 뿌리는 오히려 좁아지는 구조다.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이 6월 5일 지역신용보증재단 이사장협의회 창립총회를 열고 '소상공인 위기극복과 지원 강화를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 호소문'을 발표했다. 초대 회장인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앞줄 가운데)과 전국 지역신보 이사장들이 모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이 6월 5일 지역신용보증재단 이사장협의회 창립총회를 열고 '소상공인 위기극복과 지원 강화를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 호소문'을 발표했다. 초대 회장인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앞줄 가운데)과 전국 지역신보 이사장들이 모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중앙회 의존 구조 한계 넘어…'원팀' 선언

이번 이사장협의회 창립은 단순한 연대선언이 아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중심의 기존 의사결정구조에서 지역신보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절박한 현실인식이 창립의 출발점이었다. '하나의 입장,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행동'이라는 원칙 아래 전국 지역신보 이사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그 위기의식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방증이다.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정부와 국회에 지원을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의 자구 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의 재정건전성 개선과 재보증 부담 완화를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하고, 부분보증비율 적용범위 확대와 분할상환방식 중심의 보증만기 구조 개선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보증제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초대 이사장협의회 회장을 맡은 시석중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소상공인 금융안전망은 위기일수록 더욱 견고하게 유지돼야 한다"며 "전국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원팀으로 힘을 모아 소상공인 금융안전망이 흔들리지 않도록 함께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신보도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골목상권의 얼굴이자 지역경제의 뿌리다. 이들이 무너지면 지역경제가 흔들리고, 지역경제가 흔들리면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위태로워진다. 전국지역신용보증재단이 이사장협의회 창립이라는 전례 없는 결단으로 한목소리를 낸 이유는 바로 그 위기가 이미 문 앞에 와닿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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