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이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일회성 쿠폰 할인가를 마치 상시 가격인 것처럼 광고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허위 광고로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한 쿠팡에 과징금 5억 원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쿠팡은 '와우회원가'가 일반 가격보다 항상 저렴한 것처럼 광고했다. 하지만 이 가격은 유료 멤버십에 가입할 때 딱 한 번 제공되는 '일회성 쿠폰'을 미리 적용해 둔 금액이었다. 공정위는 쿠팡이 2년 가까이 핵심 정보를 숨겨 소비자를 속였다고 판단하고, 정액 과징금 기준 법정 최고액인 5억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쿠팡이 이 광고를 시작한 2020년은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유료 멤버십 시장이 급성장하던 시기였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특정 쇼핑몰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해당 쇼핑몰을 계속 이용하는 경향(락인 효과)이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이커머스 업체들에게 유료 멤버십 시장 선점은 가장 중요한 사업 전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2020년 3월 와우회원 대상 상품 할인 혜택을 추가하며 '와우회원가' 광고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와우회원가'를 상시 적용 가격으로 사용하고 일회성 쿠폰은 따로 표기했다. 그러나 2020년 7월부터 약 한 달간 광고 효과를 테스트한 뒤, 일회성 쿠폰까지 미리 반영한 가격을 '와우회원가'로 묶어 광고하기 시작했다.
특히 쿠팡은 '와우회원가'와 '와우전용 할인쿠폰'을 별개처럼 표기해, 소비자가 이 가격에 일회성 쿠폰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기 어렵게 만들었다. 또한 '와우회원가로 000원 할인', '로켓와우로 할인받기', '회원전용 특가' 등의 문구를 써서, 와우회원에 가입하면 상시적으로 추가 할인을 받는 별도의 가격 체계가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했다.
하지만 실제 '와우회원가'는 가입 후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이 적용된 가격이어서, 소비자가 같은 가격으로 상품을 반복 구매할 수 없었다. 더욱이 여러 상품에 동시에 쓸 수 없는 단 한 장의 쿠폰을 두고, 여러 상품 페이지마다 각각 할인가를 적용해 마치 모든 상품을 그 가격에 다 살 수 있는 것처럼 속여서 노출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해당 가격이 일회성 쿠폰 적용가라는 사실과 실제 적용 범위를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주된 광고 페이지에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회원가'의 의미와 범위를 속여 소비자가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도록 유인하고, 합리적인 구매 선택을 방해했으므로 표시광고법상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법정 최고액인 5억 원을 부과한 이유는 위법성이 매우 무겁다고 봤기 때문이다. 쿠팡이 최저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멤버십 회원을 붙들어 두기 위해 기만적인 광고를 계획한 점, 회원 가입 시 할인 지속 여부는 매우 중요한 조건임에도 이를 숨긴 점, 광고를 1년 8개월간 장기 지속한 점, 광고 이후 와우멤버십 회원 수가 크게 늘어난 점 등이 고려됐다.
다만 공정위는 현행법상 과징금 상한이 위반 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낮아 제재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과징금 상한을 높이는 내용의 표시광고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공정위는 앞으로 위반 정도에 걸맞은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법 위반 억제력을 높일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연계된 가격 할인 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유료 멤버십의 할인 조건과 범위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는 점을 확립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