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3부(노경필 주심 대법관)는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 소송에서 “원심 판결의 정부 패소 부분 중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환송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심은 이 사건 작업중지명령에 이르게 된 경위와 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부담해야 할 지체상금 중 20%를 감액했고 여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책임소재를 명확히 했다.
다만 “이 사건 계약 특수조건에 따르면 ‘계약담당공무원은 국가를 당 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대가 및 대가지급 지연에 대한 이자를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지연발생 시점 금융기관 대출평균금리’를 기준으로 이자를 산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사건 당시 한국은행 통계월보상 대출평균금리는 연 3%대 전후 수준으로 상법상 이율인 6%보다 낮은 만큼, 정부가 배상해야 할 지연손해금도 다소 감액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방산)는 2017~2018년 방위사업청과 총 1조 1223억원 규모의 유도탄, 로켓, 고폭탄 등 군수품 납품 계약 5건을 체결했다.
문제는 2019년 2월 한화 대전공장에서 화약 관련 공정 도중 추진기관이 폭발해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서 불거졌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한화 대전사업장 전체에 대해 총 181일간 '전면 작업중지명령'을 내렸고, 공장이 멈추면서 군수품 납품도 지연됐다.
방위사업청은 이후 계약 규정에 따라 총 98억7600여만원의 지체상금을 공제한 대금만을 지급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동청의 작업중지명령 때문에 납품이 늦어진 것’이라며 2022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2023년 7월 사건 발생해 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책임을 대부분 인정했으나, 정부의 공제 액수가 과도하다며 그 중 20%를 감액하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마찰이나 정전기 방지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점, 노동청의 작업중지명령은 한화의 이러한 위법 행위로 인해 유발된 처분인 점, 이에 따라 납품 지연의 최종 책임은 한화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다만 다른 중대재해 사업장의 평균 작업중지 기간(21일~37일)에 비해 한화에 내려진 181일이 장기간이었고, 폭발 사고가 일어난 곳 외의 다른 건물의 경우 작업을 전면 중단시키지 않을 수 있었다는 점을 판단에 고려했다. 이번 무기 납품 지연으로 국가 안보나 방위사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정부가 지체상금 총액의 20%에 해당하는 19억7500만원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돌려주라고 결정했고, 지연손해금은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인 연 6%을 적용하라고 판시했다.
2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역시 2024년 7월 1심 판결을 대부분 수긍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정부간 계약에 지연손해금에 관한 국가계약법 시행령상 특약이 존재했다는 점을 들어 이자를 다시 산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