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방산 수요 급증에 가격 1년 새 최대 350% 폭등
美 “안보자산 해외 유출 막아야” 수출 제한론 확산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들이 지난해 초부터 미국 전역의 고철 야적장과 재활용 업체를 돌며 텅스텐을 대량 매입하고 있다.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산업에 필수적인 텅스텐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중국 기업들이 미국 고철 시장까지 직접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고철상과 재활용업체들은 미국 공급업체에 직접 연락해 텅스텐 고철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부 업체는 기존 시세의 최대 5배 가격까지 제시하며 물량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금속 재활용업체 대표인 켄트 밴다이버는 FT에 “수년간 거래한 공급업체들에 가보면 중국 바이어들이 계속 찾아오고 있다고 말한다”며 “어떤 업체는 ‘중국 측이 20분 전에 다녀갔다’고 했고 다른 곳은 ‘어떤 가격을 받아오든 더 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텅스텐은 총알과 미사일, 장갑관통탄, 항공기 부품, 절삭공구 등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녹는점이 높고 강도가 뛰어나 군수산업과 첨단 제조업에서 필수 자원으로 꼽힌다.
현재 공급 부족은 중국 정부가 지난해 텅스텐과 희토류 등 전략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광산 생산 할당량을 줄인 데서 비롯됐다. 중국은 전 세계 텅스텐 채굴·정제 공급량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절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미국 방산업계는 텅스텐 수급 불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 이전부터 재고가 부족한 상태였으며 군수기업들이 대규모 비축 물량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어거스미디어에 따르면 미국 내 텅스텐 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200% 이상 상승했으며 텅스텐 고철 가격은 같은 기간 350% 폭등했다.
이 같은 상황에 미국 정치권에서는 텅스텐 고철의 대중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중국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 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수출 금지 조치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텅스텐 업체 텅코의 클리프 낸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은 모든 고철을 자체적으로 최종 제품으로 전환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전면 금지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텅스텐 고철 수입 규제를 완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