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 거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Claude)' 개발사인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오픈AI에 이어 차세대 AI 기업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AI 인프라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공급을 넘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AI 반도체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앤스로픽의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 투자 규모는 조 단위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자의 투자 금액이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앤스로픽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650억달러(약 98조원)를 확보했고, 투자 유치 이후 기업가치는 9650억달러(약 1440조원)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 자격으로 참여했다. 앤스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와 저장장치, 로직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협력 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업계는 '로직칩'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과 달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가 앤스로픽과 파운드리 협력 관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클로드 구동에 필요한 AI 반도체 생산으로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협력 가능성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테슬라 차세대 AI 칩 수주를 비롯해 애플 이미지센서 공급 확대, 엔비디아 관련 물량 확보 등 AI 반도체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앤스로픽까지 고객군에 합류할 경우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AI 반도체'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나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서는 앤스로픽뿐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을 확대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앤스로픽은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며 AWS, 구글, 브로드컴 등과 협력해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앤스로픽이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에 양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 AI 생태계 핵심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성격이 크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 협력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AI 시대 핵심 반도체 공급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