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韓 반도체 협력 강화⋯모바일용 소형 D램 등 수요 늘 듯
황, GTC 직후 방한⋯7개월 만의 '제2 깐부회동' 기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메모리 공급자’ 역할에 머물렀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성능과 공급량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국 기업들과 별도 교류 행사인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를 개최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LG,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만을 위한 별도 교류 행사를 마련한 것이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반도체 공급망이 엔비디아의 칩 설계와 TSMC의 생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 공급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한국 기업 존재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HBM은 AI 가속기의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메모리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하며 AI 학습과 추론 성능을 결정한다. 엔비디아 최신 AI 칩 역시 HBM을 핵심 부품으로 탑재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공급 여부가 AI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구조다.

엔비디아와 한국 반도체 기업 간 협력은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최태원 회장은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에서 황 CEO와 다시 만난다.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당시 황 CEO는 SK하이닉스 부스를 함께 둘러본 데 이어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젠슨(JENSEN) ♡ SK하이닉스(SK HYNIX)’라는 친필 메시지를 남기며 협력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엔비디아에 6세대 HBM인 HBM4를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공급하고 저전력 D램(LPDDR) 기반 모듈 ‘소캠2(SOCAMM2)’ 샘플도 선제 납품하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HBM 중심 경쟁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폭넓은 포트폴리오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컴퓨텍스는 단순 IT·반도체를 넘어 피지컬 AI와 AI 팩토리, 휴머노이드, 엣지 AI 등 추론 중심으로 주제가 다변화하고 있다”며 “그만큼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반도체 종류도 다양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HBM뿐 아니라 최신 LPDDR과 모바일용 소형 D램, 낸드까지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관련 포트폴리오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고객사 입장에서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한국 반도체 기업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CEO는 엔비디아의 AI 콘퍼런스 GTC 타이베이 2026 참석 이후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Summit) 참석 이후 약 7개월 만의 방한이다. 방한 기간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국내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HBM과 차세대 AI 가속기, 피지컬 AI,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