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CSA코스믹·넥스턴앤롤코리아 등 전방위 지분·사채 투자
판토스홀딩스 매년 수십억 순손실…이자비용만 55억 ‘완전자본잠식' 목전
구본호 사재 260억 유상증자·모친 회사 케이케이홀딩스 차입 연명

범LG가 3세인 구본호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코스닥 메자닌(주식연계채권) 시장과 투자조합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며 투자 영토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다만 구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투자 회사 판토스홀딩스는 만성적인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속 빈 강정인 투자 성적표를 메우기 위해 구 회장의 사재 투입과 모친이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의 차입에 의존하는 형국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판토스홀딩스는 코스닥 상장사 핑거가 발행하는 7회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억원 중 100억원을 배정받아 전액 현금 납입했다.
같은 날 판토스홀딩스는 엑스페릭스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 투자조합 ‘위드윈투자조합80호’ 지분 일부를 51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더해 엑스페릭스가 쥐고 있던 보통주 전환 권리가 있는 상장사 엑스플러스의 4회차 사모 전환사채(CB) 권면 108억원어치도 113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앞서 올해 1월에는 코스닥 상장사 애드바이오텍의 7회차 사모 CB 권면 30억원을 만기 전 장외 매수 방식으로 처분해 31억원의 현금을 회수하자마자 곧바로 수백억 원대 교차 투자에 나선 셈이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전방위적 ‘돈 풀기’ 행보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판토스홀딩스는 작년 6월 K뷰티 업체인 CSA코스믹의 구주 400만 주를 44억원에 인수하며 재무적투자자(FI)로 전면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바이오 투자심리 회복 국면에 베팅하며 넥스턴앤롤코리아(옛 넥스턴바이오사이언스)의 6회차 사모 CB 일부를 약 15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올해 초 자금을 회수한 애드바이오텍의 7회차 사모 CB에 30억원을 투자하는 등 매달 코스닥 시장의 주요 매물을 집어삼키는 광폭 행보를 보였다.
문제는 이처럼 화려한 투자 외형과 달리 판토스홀딩스의 내부 재무 성적표는 부실한 상황이다. 판토스홀딩스의 2025년 말(제11기) 기준 자산총계는 1414억원, 부채총계는 1396억원이다. 자산 대부분이 차입과 부채로 채워지면서 자본총계는 19억원으로 줄었다. 미처리결손금은 226억원에 달해 자본금(23억원)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완전자본잠식 직전 상태다.
판토스홀딩스는 지난해 27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올리며 영업이익 2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 전환했으나, 연간 55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이자비용 탓에 결국 6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판토스홀딩스는 2023년 55억원, 2024년 68억원 등 매년 수십억 원 규모의 거액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구 회장은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개인 자금을 밀어 넣고 모친의 품을 빌렸다. 판토스홀딩스의 지분 100%를 보유한 구 회장은 회사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2024년 100억원, 2025년 160억원 등 2개년에 걸쳐 총 2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을 전액 납입하며 사재를 털어 넣었다.
모친인 조원희 씨 개인회사 케이케이홀딩스로부터의 차입 규모도 상당하다. 판토스홀딩스가 케이케이홀딩스로부터 빌린 장기차입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54억원이며, 미지급비용 등이 포함된 기타채무는 11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판토스홀딩스가 케이케이홀딩스에 지급한 이자비용만 22억원으로 전체 순손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이 3억원에 불과했던 판토스홀딩스가 264억원의 신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주주의 추가 증자나 특수관계법인을 통한 우회 차입이 또다시 이뤄진 것 아닌지 관측이 나온다.
한편 판토스홀딩스의 투자와 관련해 재원 마련 방법과 투자 배경 등에 대해 회사 측에 질의 내용을 전하는 등 수일에 걸쳐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회신은 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