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맥도날드 주문하세요”⋯英 버거킹의 진심

입력 2026-05-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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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제경제부 부장

코로나19 창궐 당시 버거킹 마케팅 회자
"외식업체 전체가 살아남게 해달라" 호소
광고학계 “사회적 아픔 먼저 읽어낸 사례”
스타벅스 사태⋯잊지않고 끝없이 고민해야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버거킹’이 영국에서 뜻밖의 광고를 내걸었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주문하세요’라는 파격적인 광고였지요.

버거킹은 경쟁사를 조롱하거나 자사 신제품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맥도날드와 KFCㆍ피자헛 등을 함께 언급하며 “우리가 아니어도 좋으니 외식업체 전체를 살아남게 해달라”며 호소 했습니다.

광고홍보학계에서는 소비자가 왜 버거킹 캠페인을 아직도 기억하는지 연구했습니다. 마침내 ‘특정 브랜드가 자기 이익보다 사회적 분위기와 공동체의 어려움을 먼저 읽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학계에서는 해당 캠페인을 ‘위기 시대 속 기업 윤리 실천’의 대표 사례로 보고 있습니다. 단순한 브랜드 캠페인을 넘어 소비자에게 버거킹이라는 브랜드를 새로운 이미지로 각인시킨 사례였지요. 그들의 숨은 의도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최근 스타벅스를 둘러싼 각종 논란 역시 같은 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대형 커피 브랜드는 단순히 음료를 파는 공간을 넘어섰습니다. 소비자는 그 브랜드의 문화와 매장 분위기까지 함께 구매하는 셈이지요. 물론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 기업이 사회적 아픔과 소비자 정서를 세심히 고려하지 못할 경우, 이는 곧 위기로 이어집니다. 알고리즘과 바이럴 마케팅은 단기간 화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의 신뢰는 그만큼 빠르게 소모되기 마련이지요. 한 발만 삐끗하면 브랜드는 순식간에 ‘공감의 공간’이 아니라 ‘논쟁의 공간’으로 바뀌니까요.

우려스러운 점은 대기업일수록 내부 견제 시스템이 무뎌진다는 점입니다. 중요한 것은 마케팅 기교가 아닙니다. 소비자의 하루와 사회 분위기를 읽어내는 감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국 기업도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먼저 브랜드 메시지를 결정할 때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둘째, 단기 바이럴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브랜드는 한 번의 화제보다 오랜 신뢰로 유지됩니다. 논란을 통한 노출이 숫자를 남길 수는 있습니다. 다만 브랜드에 대한 존중을 남기지는 못합니다. 셋째,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재점검해야 합니다. 소비자 감수성을 검증하는 외부의 독립적 필터가 필요합니다. 대기업일수록 ‘아무도 반대하지 못하는 조직 문화’를 가장 경계해야 하니까요.

버거킹 광고가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경쟁사를 이기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 그 사회가 겪고 있는 아픔을 공감하는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느끼는 아픔을 공감하고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지요.

결국 좋은 마케팅은 소비자를 놀라게 하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 신뢰를 오래 이어가는 자양분이 돼야 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스타벅스 논란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잦아들 수 있습니다. 사회적 관심 역시 다른 이슈로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들 역시 소비자 정서와 사회적 분위기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브랜드의 경쟁력은 단기 화제보다 소비자와의 오랜 신뢰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jun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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