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KGA 한국선언’ 발표…세계 지질유산 보전 국제협력 본격화[D-50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입력 2026-05-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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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청장 “지질유산 보전, 21세기 자연보전 핵심 어젠다로 자리매김해야”
세계 전문가 150여 명 부산 집결… KGA 국제 기준·보전 플랫폼 구축 논의
호세 브리아 교수 “자연은 생물다양성과 지질다양성 함께 이뤄내는 개념”

우리는 지질유산이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의 대상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국제사회가 공동의 의지와 실천으로 그 가치를 보호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주관 기관인 국가유산청이 세계 지질유산 보전을 위한 국제 협력 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 환영사에서 “지질유산 보전이 21세기 자연보전의 중심 어젠다로 자리매김하고, 보호와 관리, 연구와 교육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국제협력 틀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국제학술대회에서 지질유산 보전을 위한 국제 약속인 ‘KGA 한국선언’을 발표했다. KGA(Key Geoheritage Areas·핵심지질유산지역)는 암석·광물·화석·퇴적물·지형 등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질·지형 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기 위한 국제 프로그램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를 약 50일 앞두고 마련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세계보호지역위원회(WCPA) 지질유산전문가그룹, 세계지질보존협회(ProGEO), 세계지질공원연맹(GGN) 등 국제기구와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해 KGA 국제 플랫폼 구축과 보전 프로그램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허 청장은 환영사에서 “작년 아부다비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국가유산청이 주도한 KGA 제도가 공식 의제로 선정되는 쾌거가 있었다”며 “국제적 기준을 정립하고 실질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이번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 결과는 ‘KGA 한국선언’으로 발표될 예정”이라며 “국제 협력 틀을 새롭게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호세 브리아 포르투갈 민호 대학교 과학부 지질학자 겸 교수가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호세 브리아 포르투갈 민호 대학교 과학부 지질학자 겸 교수가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에서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이날 행사에 참석한 호세 브리아 포르투갈 민호대 교수는 “지질유산은 자연유산의 중요한 일부지만 아직 국제사회와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사람들이 자연보전을 이야기할 때 대개 생물다양성에 초점을 맞추지만, 자연은 생물다양성과 지질다양성이 함께 이뤄내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브리아 교수는 “지난 10년간 각국 전문가들은 지질다양성과 지질유산의 중요성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 연구해왔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이 문화유산과 자연유산 보전에 큰 성과를 냈지만, 지질유산 분야는 아직 세계유산 체계 안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질유산을 인증하고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개념이 바로 KGA”라며 “대한민국은 KGA 이니셔티브를 선도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한국에도 KGA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후보지가 많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KGA 한국선언’에는 지질유산이 인류 공동의 자산이며 미래 세대에 전승해야 할 보전 대상이라는 점과 기후위기 속 지질유산 보전이 국제사회의 공동 책임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KGA 프로그램의 실질적 이행과 국제 기준 강화를 위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허 청장은 선언문에서 KGA를 “지구 역사와 생명체 진화 등에 대한 중요한 국제적 가치를 지닌 지역”으로 정의하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지질유산을 식별·보호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세계핵심지질유산지역 데이터베이스(WDKGA) 구축과 국제 정보 공유 체계 마련 필요성도 역설했다.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 현장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 현장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이와 함께 허 청장은 국가유산청의 정책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60여 년간 유지해온 문화재 체계를 국가유산 체계로 전환한 뒤 지질 분야 발전을 위한 정책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매장유산 법령 개정과 국립자연유산원 건립 추진, 중요 지질유산 표본 확보 및 정기조사 사업 등을 언급했다. 이어 “전 세계 지질유산과 KGA 가치, 분포 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보전플랫폼’ 구축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학술대회에서는 우경식 세계보호지역위원회 지질유산전문가그룹 회장의 ‘전 세계 지질유산 보전과 KGA 프로그램의 정당성’ 발표를 시작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IUCN 보전 프로그램, 지질유산 국제협력 체계 등을 주제로 모두 13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허 청장은 “수십 년 동안 잠정목록에 머물러 있는 남해안 공룡화석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고, KGA를 중심으로 국제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허 청장은 이날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대통령 주재 범정부 보고회에서 주요 준비 상황을 보고했다. 국가유산청은 문체부와 함께 행사 기간 벡스코에 ‘대한민국관(K-Heritage House)’을 조성해 한국의 세계유산과 무형유산, K컬처 콘텐츠를 선보인다. 정부부처·지방정부·민간기관 등 33개 기관이 참여해 총 42개 전시·체험 공간으로 운영된다. 한국 세계유산 17건과 세계기록유산 20건 소개를 비롯해 국가무형유산 시연, 전통공연, 디지털 국가유산 체험 콘텐츠, 수문장 교대의식 재현, 조선통신사 행렬 특별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 장관은 “행사 기간 회의장 안팎에서 한국 문화에 푹 빠질 수 있도록 각양각색의 프로그램 진행할 것”이라며 “국가유산청과 함께 노후 관광지 재생을 비롯해 고택, 민속마을, 사찰 등 숙박 시설을 정비해서 지역 관광의 매력을 높이고 외국인 관광을 늘려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에서 한지에 적힌 한국선언문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KGA 보전전략 수립 국제학술대회’에서 한지에 적힌 한국선언문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가유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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