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기간 휴직하는 선관위 직원, 방학기간 복직하는 교사 [이슈크래커]

입력 2026-05-26 16:18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생각지도 못한 ‘휴직’ 이슈가 튀어나왔습니다. 선거와 휴직,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관계. 그런데 이 휴직자들이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직원이라면 어떨까요? 그 휴직 기간도 선거를 앞둔 묘한 시기라면요.

선거가 다가오면 선거관리위원회는 가장 바빠집니다. 후보 등록부터 선거운동 관리, 사전투표 준비, 투·개표 관리, 선거법 위반 단속, 민원 대응까지 선거 행정의 거의 모든 부담이 이 시기에 몰리죠. 선관위 존재 이유를 가장 분명하게 증명해야 하는 때도 바로 이때인데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 다수 인원이 이탈하는 흐름이 반복돼왔습니다.

선거 앞두면 늘고, 끝나면 줄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올해 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휴직자 현황을 보면, 선거를 앞둔 시기마다 휴직자 수가 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선거 이후 감소했는데요.


(출처=오픈AI 챗GPT 편집 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편집 이미지)


2020년 제21대 총선(국회의원선거)을 앞둔 2019년 12월 선관위 전체 휴직자는 113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들어 1월 120명, 2월 127명, 3월 129명, 4월 127명으로 늘어났는데요. 그런데 총선 이후에는 수치가 빠르게 낮아졌죠. 2020년 7월 101명, 8월 97명, 9월 92명, 11월 92명까지 줄었습니다.

2022년에는 증가 폭이 더 컸는데요. 그해 3월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가, 6월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졌습니다. 휴직자는 2021년 11월 165명, 12월 167명이었던 것에 반해 2022년 1월 181명, 2월 198명, 3월 203명, 4월 216명, 5월 220명, 6월 226명까지 늘었는데요. 이후 7월 195명, 9월 171명, 12월 161명으로 내려갔죠.

2024년 제22대 총선 전후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2024년 1월 164명, 3월 169명, 4월 167명, 5월 175명, 6월 171명으로 상반기 내내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총선 이후인 7월 124명, 8월 119명, 9월 114명으로 크게 줄었는데요.

올해도 변함이 없죠. 21일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인용한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기준 선관위 휴직자가 17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많은 규모죠. 사유별로는 육아휴직이 1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반질병휴직 30명, 가족돌봄휴직 11명, 해외동반휴직 8명 등이 뒤를 이었는데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 등 이른바 ‘3대 선거’를 앞두고 휴직자가 늘어나는 흐름이 또 반복된 셈입니다.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구 선관위 직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비 모의 개표실습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각 구 선관위 직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비 모의 개표실습을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선거행정직인데 선거 때 빈자리

선관위 휴직 논란의 가장 큰 이유는 선관위 직원의 선발 구조인데요. 선관위 정규 직원은 단순히 일반 행정직으로 뽑힌 뒤 우연히 선거 업무를 맡는 인력이 아닙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13년 공개경쟁채용시험부터 선관위 7·9급 국가공무원 채용 직류를 일반행정직류에서 선거행정직류로 바꿨죠. 선거관리 전문 인력을 충원하려는 조치였습니다. 이에 따라 7급 공채에서는 기존 경제학 대신 공직선거법이 들어갔고, 9급 공채에서도 행정학개론 대신 공직선거법이 시험과목으로 반영됐죠.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 임용시험 과목표에서도 선거행정직류는 일반행정직류와 별도로 구분됩니다. 6·7급 공채의 경우 선거행정직류 필수 과목에 헌법, 행정법, 행정학과 함께 공직선거법이 들어가고, 8·9급 공채에서도 공직선거법이 별도 필수 과목인데요. 경력경쟁채용이나 전직 시험에서도 공직선거법, 정당·정치자금법이 선거행정직류의 핵심 과목으로 들어갑니다.

이 말은 선관위 직원들이 처음부터 선거 행정을 담당할 전문 인력으로 선발된다는 뜻이죠. 선거가 없을 때도 정당·정치자금 관리, 위탁선거, 상시 계도, 선거법 질의 대응 같은 업무가 이어지지만, 선거행정직이라는 이름이 가장 선명해지는 순간은 결국 선거 때입니다. 대선·총선·지방선거가 다가오면 선관위는 후보 등록, 선거운동 관리, 사전투표 준비, 투표소 설치, 개표 관리, 위법행위 단속, 민원 대응까지 선거 전 과정을 도맡죠.

그래서 선거철 휴직 문제는 단순한 인사 통계로 치부할 수 없는데요. 선거행정직 공무원이 선거를 앞두고 빠지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시민 입장에서는 “선거를 위해 뽑힌 조직이 정작 선거 때 비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죠. 휴직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점과 그 시점이 공공의 눈높이에서 납득 가능한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출처=선관위 홈페이지 캡처)
(출처=선관위 홈페이지 캡처)


공채 확대만으로는 답이 되긴 어려워

선관위는 선거철 휴직 문제가 지적될 때마다 인력 충원 필요성을 이야기해왔는데요. 선관위 공채 인원은 2022년 24명에서 2023년 81명, 2024년 121명, 2025년 115명, 2026년 108명으로 늘었죠. 반면 경력 채용은 2022년 106명에서 2023년 49명, 2024년 30명, 2025년 31명, 2026년 26명으로 줄었습니다. 2023년 감사원 조사에서 선관위 간부 자녀 경력채용 특혜 의혹이 드러난 이후 이같은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이죠.

하지만 공채 확대가 곧바로 선거기 공백 해소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공채로 새 인력을 뽑는 것은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선거 현장 업무는 단순히 사람 수만으로 해결되지 않죠. 사전투표 장비 관리, 투표용지 보관, 개표 절차, 선거법 위반 민원 대응, 지역별 투표소 운영은 경험과 숙련이 필요한 영역인데요. 새로 들어온 공무원이 바로 선거 현장의 빈자리를 대체하기 어렵다면, 공채 확대는 장기 대책일 뿐 당장 선거철 휴직 공백을 메우는 해법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선거행정직은 말 그대로 선거행정을 맡기 위해 뽑는 직류인데요. 선거 때 일하라고 선발한 인력에게 선거철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별도 보상이나 인사상 혜택부터 꺼내는 것도 조심스럽죠.

그렇기에 대책은 보상 확대보다 선거기 인력 운용 기준에 가까워야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휴직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고, 법적으로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휴직과 시기 조정이 가능한 휴직을 구분해야 하는데요. 불요불급한 휴직에 대해서는 선거 이후로 조정하는 내부 기준을 만들고 핵심 업무를 맡은 직원의 공백이 생길 경우 누가 대체할지 사전에 지정하는 것도 명시돼야 하죠. 선거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을 지역 간에 지원하는 체계, 퇴직자나 경험자를 활용한 단기 지원 풀, 선거사무보조 인력의 조기 투입도 함께 검토할 수 있는데요. 선거라는 예측 가능한 대형 업무 앞에서 같은 공백이 반복되지 않도록 미리 계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선거기간 휴직하는 선관위 직원, 방학기간 복직하는 교사 (사진제공=뉴시스)
▲선거기간 휴직하는 선관위 직원, 방학기간 복직하는 교사 (사진제공=뉴시스)


방학 때 돌아오는 교사, 계약이 끊기는 대체교사

이 문제는 교육 현장의 ‘방학 복직’ 논란과도 맞닿아 있는데요. 선관위 사례가 선거철이라는 핵심 업무 시기에 빠지는 휴직이라면, 교사 방학 복직은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낮은 방학 무렵 돌아오는 복직입니다. 방향은 반대지만, 둘 다 제도상 권리가 행사되는 시점 때문에 다른 사람이나 조직에 부담이 넘어간다는 점에서 닮았죠.

교사가 육아 휴직이나 질병 휴직에 들어가면 학교는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기간제 교사나 휴직 대체 교사를 채용하는데요. 이들은 학기 중 실제 수업을 맡고, 생활지도와 담임 업무, 각종 학교 행정까지 감당합니다. 그런데 휴직 중이던 정교사가 방학 직전이나 방학 중 복직하면, 대체 교사는 계약이 끝나거나 연장되지 않을 수 있는데요. 학기 중 업무를 맡았던 사람은 대체 교사였지만, 방학을 앞두고 고용과 임금 공백을 떠안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휴직했던 정규 교사가 방학 때 복귀하겠다고 하면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도 기간제 교사가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요. 그간 치료나 육아 등을 이유로 휴직 중인 교사들이 명절이나 방학 때만 복직해 급여를 받는 사례가 드러난 사례가 다수 보도됐죠.

‘2016~2018 교육청별 방학 기간에 조기·일시복직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방학 중 조기·일시복직 사례는 전국 62건으로 집계됐는데요. 지역별로는 서울이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14건, 경북·경기·충북 각 5건이 뒤를 이었죠. 휴직 유형별로는 육아휴직이 34건, 기타휴직 27건, 간병휴직 1건이었는데요. 이런 사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꼼수복직’이라는 타이틀로 방학 기간이 되면 다수 게재 중입니다.

이 역시 불법 여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데요. 정교사에게 복직권이 있는 것은 맞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복직 시점 때문에 대체 교사의 계약과 임금이 흔들린다면, 제도는 누구의 권리만 보호하고 누구의 피해는 방치하는 지 묻게 되는데요. 학기 중 수업과 생활지도를 맡은 것은 대체 교사였지만, 방학을 앞두고 정교사가 복직했다는 이유로 계약이 끊긴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대체 인력에 돌아갑니다. 방학 중 임금과 경력 공백까지 감당해야 하는 구조라면,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제도 운용의 허점으로 봐야 하죠.

합법과 공정 사이에 남은 질문

선관위와 학교의 사례는 서로 다르지만 같은 질문으로 이어지는데요. 휴직과 복직은 법이 보장한 권리이기에 불법으로 몰아갈 수는 없죠. 그러나 법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시민 눈높이에서 모두 공정하다고 볼 수도 없는데요.

선거 때 가장 필요한 조직이 선거철에 비고, 학기 중 수업을 맡았던 대체 교사가 방학을 앞두고 밀려나는 일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개인의 권리 행사를 넘어 제도 운용의 허점으로 번지게 되죠.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라면, 그 권리가 남기는 공백과 부담까지 함께 계산해야 하는데요. 그 설계가 없다면 같은 논란은 다음 선거 때, 다음 방학 때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서울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작업 중 붕괴 사고…3명 사망·3명 부상 [종합]
  • 선거기간 휴직하는 선관위 직원, 방학기간 복직하는 교사 [이슈크래커]
  • 고유가 피해지원금, 기름값 아닌 '이곳'에 쓴다 [데이터클립]
  • 카메라 앞에 선 정용진, 세 차례 머리 숙여⋯“모든 건 제 잘못”[종합]
  • 코스피, 8천피 탈환 ‘사상 최고치’⋯기관 9111억원 순매수
  • ‘속도보다 온도’⋯HBM5 승부처 된 냉각 기술 경쟁
  • 국토부,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드라이브…"현장 의견 지속 반영"[종합]
  • 삼전·닉스 2배 ETF 출격… 유동성·보수 등 내세워 시장 선점
  • 오늘의 상승종목

  • 05.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293,000
    • -1.51%
    • 이더리움
    • 3,094,000
    • -1.5%
    • 비트코인 캐시
    • 515,500
    • -0.96%
    • 리플
    • 1,985
    • -1.59%
    • 솔라나
    • 124,900
    • -1.73%
    • 에이다
    • 358
    • -1.38%
    • 트론
    • 558
    • +0.9%
    • 스텔라루멘
    • 221
    • -1.34%
    • 비트코인에스브이
    • 21,180
    • -2.4%
    • 체인링크
    • 14,030
    • -0.92%
    • 샌드박스
    • 106
    • -1.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