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대비 전력 높이고 중량 줄인 발전기 일체형 엔진 개발
“무인기 엔진 시장 초기 단계, 선제적 기술 확보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항공청과 함께 무인기용 항공엔진 개발에 착수한다. 2029년까지 4500파운드급 민·군 겸용 무인기 엔진을 국내 기술로 개발해 차세대 무인기 전력과 민수 항공기 엔진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6일 경남 사천시 우주항공청 청사에서 열린 ‘차세대 민·군 겸용 항공엔진·추진시스템 개발사업 합동 착수보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회는 한창헌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이 주재했으며, 우주항공청 산하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참여 대학,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사업 추진 방향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관 기업을 맡고 항우연 등 연구기관과 대학, 강소기업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책 연구개발 과제다. 국내에서 항공엔진을 민·군 겸용으로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 목표는 2029년까지 4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을 확보하는 것이다. 해당 엔진은 국내 최초로 시동·발전기를 엔진 회전축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개발된다. 외장형 발전기가 아닌 내장형 구조를 적용해 최대 100k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도 전체 중량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엔진이 차세대 협동전투무인기(CCA)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CCA는 유인 전투기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기로, 인공지능(AI) 기반 연산과 레이더, 전자전 장비, 각종 센서 운용에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무인기 전력화가 고도화될수록 엔진의 추진 성능뿐 아니라 전력 생산 능력도 핵심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이번 엔진은 민수 항공기 적용 가능성도 고려해 고바이패스 터보팬 방식으로 개발된다. 고바이패스 엔진은 연료 효율이 높은 방향으로 공기 흐름을 설계한 엔진으로, 향후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 등 민간 항공기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500파운드급 엔진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인기 엔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CCA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204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3000대 이상의 CCA가 운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방산시장에서는 빠른 개발 속도와 가격 경쟁력이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D 프린팅, 내열·경량 복합재 등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경량화와 전기화에 대응한 엔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 4500파운드급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 외에도 다양한 무인기용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높은 기동성에 초점을 맞춘 저피탐 무인 편대기용 5500파운드급 저바이패스 터보팬 엔진, 중고도무인기(MUAV)용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등을 정부와 함께 개발 중이다. 스텔스 무인기용 1만파운드급 터보팬 엔진 핵심기술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무인기 체계와 엔진 개발, 시험·양산시설 구축 등에 7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인기 엔진 국산화가 본격화되면 국내 항공우주 생태계 확장과 관련 부품·소재 기업의 성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창헌 우주항공청 항공혁신부문장은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은 차세대 항공 분야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기술”이라며 “국내 역량을 결집해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희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 CTO는 “글로벌 무인기 엔진 시장은 아직 시장 지형이 굳어지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선제적인 기술 확보로 대한민국 군의 무인기 전력 강화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