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연대 파업 기로…성과급 바람 판교로 번지나 [新 노사 리스크]

입력 2026-05-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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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식 성과급 프레임, 플랫폼 업계로 번지나
카카오 공동체 첫 연대 파업 가능성 부상
“AX 투자 여력 흔들 수 있다” 업계 우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공동체가 창사 이래 첫 연대 파업의 기로에 섰다. 반도체업계의 파격적인 보상 타결 사례가 카카오 노조의 투쟁 동력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성과급 후폭풍이 판교로 번지는 모양새다. 인건비성 고정비 부담이 커질 경우 카카오의 인공지능 전환(AX) 투자 여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사는 27일 경기지노위에서 2차 조정을 재개할 예정이다. 최종 조정이 결렬될 경우 본사 노조도 쟁의권 확보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카카오 그룹 차원의 연대 파업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서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 18일 조정 기일을 연장한 바 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20일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계열사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들 계열사는 이미 고용노동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 노사 갈등 핵심 요인으로는 성과급 산정 방식의 투명화와 공정한 이익 분배 기준 마련이 꼽힌다.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가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보상 재원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요구하면서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성과급 요구는 여러 검토안 중 하나일 뿐, 핵심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분배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의 시선은 온도차가 난다. 카카오는 현재 거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주도권 경쟁에서 독자 기술 부족을 메우기 위해 전사적인 체질 개선과 공격적인 투자가 시급한 시점이다. 대규모 재원이 AX에 투입돼야 할 시점에 고정 인건비성 성과급 부담이 가중될 경우, 미래 성장 동력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 보상 프레임이 플랫폼ㆍ정보기술(IT) 산업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호황 주기와 대규모 설비 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보상 모델과 지속적인 기술 R&D 및 글로벌 플랫폼 생태계 확장이 생존을 가르는 IT 기업의 재무 구조는 본질적으로 달라서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와 별도로 ‘특별경영성과급’이라는 추가 보상 항목을 신설하는 안에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은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성과급 협상 사례가 판교 테크밸리 노동자들의 보상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대기업의 성과급 타결 소식이 판교 개발자들의 보상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플랫폼 기업은 눈앞의 이익을 쪼개기보다 글로벌 빅테크에 맞설 AI 독자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점이다. 무차별적인 도미노식 성과급 요구는 결국 기업의 미래 생존력을 갉아먹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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