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실축에 환호까지?”...3억원 공동응원단인데 ‘북한팀’만 외쳤다

입력 2026-05-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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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3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이 투입된 공동응원단이 안방팀보다 원정팀인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응원에 더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기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남북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세금이 투입된 응원이 과연 중립적이었느냐”는 논란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은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에 1 대 2로 역전패했다. 후반 3분 수원FC가 하루이 스즈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10분 내고향 최금옥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22분 김경영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수원FC 위민은 이후 지소연과 전유경 등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지만, 주장 지소연이 후반 34분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양 팀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과 빠른 공수 전환을 이어가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특히 빗줄기가 굵어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은 적극적인 슬라이딩과 몸싸움을 이어가며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하지만 경기 결과 이상으로 주목받은 건 관중석 분위기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200여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약 3000명 규모의 공동응원단이 자리했다. 정부는 남북 상호 이해 증진 취지로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팀 응원”이라더니...경기장 뒤덮은 “내고향”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이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은 응원 방향에서 시작됐다. 공동응원단은 당초 남북 양 팀을 함께 응원하겠다는 취지로 꾸려졌지만, 실제 경기장에서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을 향한 응원이 압도적으로 크게 들렸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현장 취재진에 따르면 내고향 선수단이 워밍업을 위해 등장할 때 공동응원단 구역에서는 큰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반면 홈팀 수원FC 위민 선수들이 등장했을 때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경기 중에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동응원단은 수원FC 위민이 공격하는 상황에서도 “내고향” 구호를 외쳤고, 북한팀 득점 장면에서는 더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특히 주장 지소연이 후반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당시 일부 공동응원단에서 환호 반응이 나왔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8년 만의 북한 선수 방남...커진 관심과 상징성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내고향 김경영이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내고향 김경영이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경기는 단순한 여자축구 클럽 대항전을 넘어 남북 스포츠 교류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며 경기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북한 선수들이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것은 2018년 인천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이후 약 8년 만으로 알려졌다. 축구 종목 기준으로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북한 여자 축구 클럽팀이 한국을 찾은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북한 여자축구는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보여온 만큼, 수원FC 위민과의 맞대결 자체가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경기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남북 여자축구 맞대결을 국내에서 본다”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공동응원단 역시 단순한 스포츠 응원을 넘어 민간 교류 행사 성격으로 추진됐다. 경기 전부터 온라인에서는 “남북 교류 차원에서 의미 있는 행사”라는 반응과 함께 “응원이 한쪽으로 치우쳐선 안 된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경기장 분위기까지 특정 팀 응원 중심으로 흘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박길영 감독 “경기 내내 속상”...리유일 감독은 거리두기

▲1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기자회견에서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기자회견에서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의 반응도 화제가 됐다. 박 감독은 경기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공동응원단 분위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여러 가지로 경기 하는 내내 속상하기도 했고 마음이 조금 그랬다”고 말했다.

반면 북한 내고향의 리유일 감독은 공동응원단 관련 질문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그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는 철저하게 경기만 집중하겠다”고 짧게 답했고, 경기 후에도 응원 분위기에 대해 “이곳(수원) 주민들이 축구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라고 반응했다.

지소연 “개의치 않았다”...팬들 반응은 엇갈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FC의 지소연이 동점 찬스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FC의 지소연이 동점 찬스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원FC 위민 주장 지소연은 경기 후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고 경기력도 크게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 많은 팬이 오셨는데 결과가 부족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공동 응원단 응원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수원 팬께서 정말 크고 열심히 응원해줬기에 힘냈다. 경기 내내 정말 행복했고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다만 시청자와 축구 팬들 사이 반응은 엇갈렸다. 남북 교류라는 이벤트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세금이 투입된 공동응원단이 홈팀보다 북한팀 응원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축구 응원 문제를 넘어 남북 교류 행사에서 ‘중립성’과 ‘상징성’ 사이 균형을 어디까지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공적 재원이 투입된 행사인 만큼 응원 방식과 운영 방향 역시 국민 정서와 눈높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승리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2025-2026 AWCL 결승전을 치른다. 북한 여자축구 클럽팀이 한국에서 국제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원FC 위민은 안방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 맞대결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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