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입지 갖춘 사업지에 브랜드·상품성 부각

서울 공공재개발 사업에서도 브랜드와 상품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공 참여를 통한 사업 정상화와 속도 제고가 핵심으로 여겨졌지만 한강변 등 입지 경쟁력을 갖춘 사업장을 중심으로 고급화 전략이 적용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서다. 공공재개발도 사업성에 따라 상품성 차별화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서울 강동구 천호 A1-1구역 공공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이 사업에 자사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써밋’을 적용하고 단지명을 ‘써밋 트리버’로 제안했다. 공공재개발에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재개발은 공공이 정체된 정비사업에 참여해 주거환경 개선과 도심 내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사업 방식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10년 이상 정비사업이 정체된 사업지를 중심으로 공공재개발 후보지를 선정해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이 사업에 참여하고 용적률 완화와 인허가 지원, 분양가상한제 제외 등 특례를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공공재개발은 민간 재개발·재건축처럼 고급 브랜드나 특화 설계를 앞세우는 사업 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장기간 사업이 멈춰 있던 노후 주거지를 정상화하고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는 제도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성이 양호한 공공재개발 구역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서울 내 역세권이나 한강변 사업지는 공공재개발이라도 외관 특화, 커뮤니티, 조경, 마감재, 브랜드 등에 대한 기대가 민간 정비사업 못지않게 형성될 수 있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입지와 규모가 받쳐주는 공공재개발 사업지는 서울 내 정비사업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천호 A1-1구역은 이 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이 사업은 강동구 천호동 일대에 지하 5층~지상 40층, 8개 동, 총 747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총공사비는 3720억원 규모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과 가깝고 한강변 입지를 갖춘 만큼 강동권 한강변 주거지로서 상징성이 높다.
현대건설이 3월 수주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1구역도 상품성에 힘을 준 사례로 꼽힌다. 이 사업장은 지하 4층~지상 45층, 11개 동, 총 1483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6607억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단지명으로 ‘힐스테이트 신길클레온’을 제안하고 스카이 커뮤니티, 한강·여의도 조망, 특화 설계 등을 앞세웠다.
업계에서는 입지와 규모를 갖춘 공공재개발 사업지를 중심으로 특화 제안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조합원 눈높이가 높아진 데다 공공재개발에서도 입주 후 단지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공공재개발 선정구역은 1차 24곳, 2차 8곳, 후보지 수시 선정 2곳 등 총 34곳이다. 이 중 본동구역과 아현동 699일대 등은 각각 한강·도심 접근성과 사업 규모 측면에서 향후 브랜드와 상품성이 부각될 수 있는 사업장으로 거론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재개발도 입지와 규모가 뒷받침되는 사업지는 조합원들의 상품성 기대가 높다”며 “향후 주요 사업지에서는 브랜드와 특화 설계를 앞세운 제안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