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거래소, 장외파생 안전판 점검…위기 시나리오·증거금 기준 손본다

입력 2026-05-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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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파생 거래 2경6779조 역대 최대…환헤지 수요 확대
위기상황 시나리오 확충…극단 손실 반영해 안전판 강화
증거금률 산정 기준도 정교화…이달 중 규정·지침 개정

대외무역 증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로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시장 급변에 대비해 위기 시나리오와 증거금률 산정 기준을 손본다. 통상적인 시장 변동성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운 극단적 손실까지 반영해 장외파생 청산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장외파생 위기상황 시나리오 확충과 증거금률 산정방식 개선 등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을 논의했다. 장외파생 거래가 확대되면서 청산기관의 리스크 관리 정교화 필요성도 커졌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장외파생상품은 통화·금리·주식·신용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금융상품이다. 기업과 금융회사는 환율·금리·주가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장외파생상품을 활용한다. 한국거래소는 장외파생상품 중앙청산소(CCP)로서 거래 당사자 간 계약 이행을 보증하고 증거금과 청산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내 장외파생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2025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금융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2경6779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증가폭만 2231조원(9.1%)에 달한다. 대외무역 증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통화 관련 헤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환헤지 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진 데다 금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어지면서 장외파생 거래 확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가 들여다보는 역사적 위기상황 시나리오는 과거 금융위기나 금리·환율 급변기처럼 실제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사례를 리스크 점검에 반영하는 방안이다. 평상시 변동성만으로는 위기 국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극단적 시장 충격을 가정한 극단치이론(EVT) 시나리오 개선도 같은 맥락이다.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한 번 현실화하면 손실 규모가 커지는 이른바 ‘꼬리위험’을 반영해 장외파생 청산 안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역사적 시나리오가 실제 발생했던 위기 사례를 바탕으로 한다면 극단치이론은 과거 관측치만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예외적 충격까지 통계적으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두 접근법을 함께 다듬어 시나리오의 사각지대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거래소는 증거금률 산정방식 개선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증거금률 수치를 일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을 산정에 반영하는 계산 기준 일부를 손보는 방향이다. 위기 시나리오 보강이 극단적 손실 가능성을 얼마나 촘촘히 가정하느냐의 문제라면, 증거금률 산정방식 개선은 그 위험을 담보 체계에 어떻게 녹여낼지를 다듬는 과정이다.

증거금은 거래 당사자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흡수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판이다. 산정 기준이 지나치게 낮으면 시장 급변 시 청산기관의 방어력이 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과도하게 높으면 시장 참여자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거래소가 증거금률 자체를 일괄적으로 높이기보다 산정 기준을 정교화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균형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거금률 산정에 쓰이는 기준값 일부를 손보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며 "이달 중 규정·지침 개정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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