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호황 속 그룹 핵심 성장동력으로 부상
태국 CCL 공장·두산테스나 장비 양수 등 투자 본격화

두산그룹이 SK실트론 인수 절차를 상반기 중 마무리하며 핵심 소재부터 후공정까지 이어지는 반도체 밸류체인 확장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을 발판으로 반도체 사업이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상반기 중 SK실트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실사 등을 거쳐 가격 등 세부 계약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은 SK㈜가 보유한 SK실트론 경영권 지분 70.6%로, 시장에서는 인수가를 2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기업으로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권에 든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며 12인치 웨이퍼 공급 부족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면서, 인수 이후 업황도 우호적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위해 꾸준히 현금을 쌓아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과 신용 대출로 약 1조원을 마련했고, 두산로보틱스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통해 약 1조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1분기 말 기준 두산은 약 2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밥캣이 독일 건설장비 업체 바커노이슨 인수 추진을 철회한 것 역시 SK실트론 인수에 자금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두산이 SK실트론을 품게 되면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두산은 전자BG 사업부를 통해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인 고성능 CCL을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2년에는 두산테스나를 인수하며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후공정)까지 사업 보폭을 넓혔다.
반도체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두산은 태국에 약 1800억원을 투입해 CCL 신규 생산공장을 짓는다. 2028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초기에는 2개 라인으로 시작해 최대 8개 라인까지 증설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설 시점에 맞춰 적극적인 신규 고객사 유치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북미 고객사향 견조한 수요와 신규 고객 확대 등을 감안하면 근시일 내 추가 증설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산테스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 테라다인과 세메스 등으로부터 약 1909억원 규모의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양수, 연말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결정한 반도체 테스트 장비 투자 금액도 기존 1714억원에서 2053억원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2303억원을 투입해 평택 제2공장 신규 시설 투자도 재개했다. 완공 목표 시점은 내년 11월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 인수가 예상보다 다소 늦어지고는 있지만 두산그룹의 반도체 사업 확장 의지가 확고한 만큼 상반기 내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