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력 10.4만명 투입해 농번기 버틴다…정부, 주산지 35곳 비상관리

입력 2026-05-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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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임실 계절근로 현장 점검…6월 말까지 특별대책반 운영
계절근로자 9.4만명·고용허가 1만명 배정…공공형 계절근로 142곳으로 확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8일 전북 임실군 외국인 계절근로 현장을 찾아 농업고용인력 동향과 근로환경을 점검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앞줄 가운데)이 8일 전북 임실군 외국인 계절근로 현장을 찾아 농업고용인력 동향과 근로환경을 점검한 후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농림축산식품부)

외국인력 없이는 농번기를 버티기 어려운 농촌의 인력 구조가 굳어지면서 정부가 주산지별 인력 수급과 인건비를 매주 점검하는 비상관리 체계에 들어갔다. 전체 농업 인력 수요의 60% 이상이 봄·가을 농번기에 몰리는 만큼, 일손 부족이 수확 차질과 인건비 상승을 거쳐 농가 경영비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농업 분야 외국인력 10만4000명을 투입하고 사과·마늘·양파 등 주요 품목 주산지 35곳을 집중 관리한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일 전북 임실군 외국인 계절근로 현장을 찾아 농업고용인력 동향과 근로환경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 점검은 농번기 부족 인력을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농촌에서는 4~6월과 9~10월에 일손 수요가 집중된다. 2024년 농업고용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농번기 인력 수요는 전체 농업 인력 수요의 61.6%, 1613만명에 달한다. 특정 시기에 작업이 몰리는 과수·채소 주산지는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하면 수확 지연과 품질 저하, 인건비 상승을 피하기 어렵다.

이 같은 계절적 인력 공백을 메우는 핵심 수단은 외국인력이다. 정부가 올해 상반기 농업 분야에 배정한 외국인력은 10만4000명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9만4000명과 고용허가제 인력 1만명으로 구성됐다. 계절근로자만 놓고 보면 올해 상반기 배정 인원은 9만3503명으로 제도 도입 이후 최대 규모다. 2021년 543명, 2023년 2만8683명, 2025년 7만7411명과 비교하면 불과 몇 년 사이 농촌 인력 공급 구조가 빠르게 외국인력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관건은 단순한 숫자 확대가 아니다. 농촌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배정돼도 입국이 늦거나 특정 지역·품목에 제때 투입되지 않으면 실제 일손 부족은 계속된다. 고령 농가나 소규모 농가는 직접 고용과 숙소 관리 부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쓰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가 공공형 계절근로를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공형 계절근로는 농협이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뒤 소규모 농가에 하루 단위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올해 운영 농협은 지난해 91곳에서 142곳으로 늘었다. 배정 인원도 3067명에서 5039명으로 확대됐다. 농가 입장에서는 필요한 시기에만 인력을 쓸 수 있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숙소와 임금, 작업 배치 관리가 상대적으로 체계화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농작업 위탁형 계절근로도 확대된다. 일정 요건을 갖춘 법인이 계절근로자를 고용해 농가의 농작업을 대행하는 방식이다. 인력 수요가 짧은 기간에 몰리는 품목에서는 개별 농가가 직접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전문 조직이 작업을 묶어 처리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수 있다.

입국과 등록 절차도 농번기 일정에 맞춰 조정된다. 주요 출입국관서에는 계절근로 전담팀이 운영된다. 외국인등록을 위해 근로자가 출입국관서를 방문하기 어려운 현장 여건을 고려해 찾아가는 지문등록 서비스도 지원한다. 인력이 배정돼도 행정 절차가 늦어져 제때 농가에 투입되지 못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국내 재배 농가에서 수박을 수확하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국내 재배 농가에서 수박을 수확하는 모습.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국내 인력 공급망도 보강한다.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전국 농촌인력중개센터 189곳을 통해 농업 현장에 공급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교통비와 숙박비 지원을 늘렸다. 교통비는 하루 최대 1만원에서 2만원으로, 숙박비는 하루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확대됐다. 이달 4일부터는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몬을 통해서도 농업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과 농촌을 잇는 일손돕기도 늘어난다. 농협중앙회를 통한 기업-농촌 이음운동 협약은 지난해 237건에서 올해 300건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전국 246개 지역 자원봉사센터와도 협업해 농번기 일손돕기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4월 9일부터 6월 30일까지 법무부, 지방정부, 농협 등이 참여하는 농번기 인력지원 특별대책반을 운영한다. 특별대책반은 사과·복숭아·포도·배 등 과수와 마늘·고추·양파·배추·무 등 채소, 감자 등 10개 품목 주산지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중점관리 대상은 35개 시·군이다. 경기 안성, 강원 평창·홍천, 충북 영동·음성·충주, 충남 서산·천안·청양, 전북 고창·장수, 전남 고흥·나주·무안·신안·해남, 경북 경산·김천·봉화·상주·안동·영양·영주·영천·의성·청송, 경남 거창·밀양·창녕·함양·합천, 제주 서귀포가 주요 품목 주산지로 관리된다. 강원 강릉·양구, 전남 화순은 인건비 특별관리 시군으로 포함됐다.

농식품부는 이들 지역의 인력 수급과 인건비 동향을 매주 점검한다. 특정 시·군에서 일손 부족이 나타나면 인근 시·군 인력풀을 공유하고, 일손돕기 인력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농번기 인력 부족이 인건비 급등으로 번지면 농가 경영비가 늘고, 품목에 따라 농산물 가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외국인력이 농업 생산의 핵심 축으로 커질수록 임금체불, 산재, 숙소, 언어 소통, 작업 안전 문제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인력 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농번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근로환경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지속 가능한 인력 공급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정부가 올해 계절근로자 고용농가의 임금체불 보증보험 가입과 계절근로자의 농업인안전보험 가입 의무화를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촌 인력정책의 무게가 단순한 ‘도입 확대’에서 ‘현장 관리’와 ‘보호 체계’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송 장관은 임실 현장에서 “농번기 농촌 현장에 인력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유관기관과도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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