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후 가상자산 과세 논란 재점화…정부 “내년 1월 시행 방침 유지”

입력 2026-05-08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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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폐지 후 가상자산 과세 형평성 논란 재점화
“기타소득 분류·손실 이월공제 부재·과세망 사각지대 보완 필요”
정부 “내년 1월 시행 방침 유지…국세청 고시로 세부 기준 마련”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조세 형평성과 과세 인프라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이후 가상자산에만 과세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된 반면,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간사)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제도의 형평성과 시행 준비 상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조세정책학회가 공동 개최하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후원했다.

박 의원은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에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조세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라며 “국세청의 통합 과세 체계 구축 사업도 올해 3월 발주된 만큼, 시스템 구축과 충분한 테스트 없이 과세를 강행하면 시행 초기 큰 혼란이 발생해 정부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층이 가상자산을 자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과세는 오히려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학계와 언론계, 정부 의견을 종합해 향후 입법 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라고 덧붙였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에서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발제자로 나선 오문성 경희대 경영대학원 세무관리학과 교수(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는 현행 가상자산 과세 체계가 소득 분류와 손실 반영, 과세 인프라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 교수는 “가상자산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 현행 방식은 투자 손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라며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을 매긴다면 손실도 당연히 과세 체계 안에서 반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타소득 과세 체계에서 투자 손실에 대한 이월공제가 인정되지 않는 점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오 교수는 “가상자산 과세가 제도적 정합성을 갖추려면 향후 양도소득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세망의 사각지대도 지적했다. 오 교수는 국내 대형 거래소 거래는 일정 부분 파악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와 개인 간 거래(P2P), 콜드월렛 거래 등은 포착하기 쉽지 않다며, 이 같은 과세망의 불균형이 투자자의 조세 회피와 해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과세가 세 차례 유예됐음에도 스테이킹(예치) 보상이나 에어드롭 등 가상자산 특유의 거래 방식에 대해 언제, 어떻게 과세할지 구체적인 기준은 여전히 미비하다”라며 “제도 시행 전 과세 기준과 인프라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가상자산 과세, 긴급 점검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박정호 기자 godot@)

최용선 서울시립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는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김현동 배재대 교수는 세법의 핵심 원칙인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들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상자산 과세를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과세 인프라 미비 논란의 배경으로 정치권의 반복된 유예를 지목했다. 그는 “세법은 국가 조세 체계의 근간인데, 정치권이 반복적으로 시행을 미루면서 과세 당국도 적극적으로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과세를 다시 미루기보다 예정된 시행 시점에 맞춰 미비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금투세를 부활시켜 가상자산 과세와 함께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소득이 발생하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는 조세 공평주의와 포괄적 소득 과세 원칙을 강조하며, 스테이킹 보상과 취득금액 산정 등 실무 쟁점도 현행법과 시행령 체계 안에서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정부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법인의 경우 이미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법인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돼 투자자 보호 대상이 된 만큼 개인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도 정상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실 이월공제 문제에 대해서는 현행 주식 거래에도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가상자산에만 이를 허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문 과장은 무형자산인 가상자산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며, 20% 단일세율이 적용되는 현행 방식이 고수익 납세자에게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소득의 포괄적 성격상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등 신종 소득도 세법 체계 안에 포함할 수 있다고 봤다.

과세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국세청 전산 시스템이 이미 구축됐고, 해외주식 과세 경험을 고려하면 시행에 큰 무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세부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5대 거래소와 실무 간담회를 거쳤으며, 과세 범위와 소득금액 계산 방식을 담은 국세청 고시를 연내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 간 거래(P2P)를 통한 탈세 가능성도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와 국가 간 정보교환체계(CARF)로 대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가가치세 관련 이중과세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문 과장은 가상자산 공급 자체는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이 아니며, 거래소가 부담하는 부가가치세는 가상자산 거래가 아닌 중개 서비스에 부과되는 세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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