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서 멀어지는 美 젊은 남성들…중간선거 스윙보터로 부상

입력 2026-05-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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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주거 부담에 트럼프 정책 실망감 확대
민주당도 대안 못 돼…‘반남성 인식’ 걸림돌
중간선거 앞두고 젊은 남성이 ‘스윙 보터’로

▲마가(MAGA) 모자를 쓴 미국 시민. (로이터연합뉴스)
▲마가(MAGA) 모자를 쓴 미국 시민.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치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쏠렸던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리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대안 세력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9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젊은 남성들은 그동안 강한 남성성을 앞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에 지지를 보냈지만, 그에 대한 호감이 약화되고 있다.

미국에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국방과 치안 문제에 집중하며 강한 이미지를 부각해 ‘아버지와 같은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구축됐다. 반면 민주당은 복지와 약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을 중시하며 ‘어머니 같은 정당’으로 인식됐다.

이러한 정당 이미지에 주목한 트럼프 대통령은 과장된 남성성과 도발적인 언행을 일삼는 방식으로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공고히 해왔다. 그는 3번의 대통령 선거 모두에서 승패와 관계없이 남성에게는 항상 더 많은 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의 설문조사에서는 이러한 표심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8~29세 남성의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28%에 그쳤는데, 2024년 대선 당시 해당 연령대 남성들의 49%가 그에게 투표한 것과 비교하면 지지율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젊은 남성들이 남성성 과시나 국방 문제보다는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한 현실 문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젊은 남성들은 취업을 시작으로 주거, 결혼, 출산 등 전통적이라 할 수 있는 삶의 목표를 중시하지만, 높은 물가와 주택 구매 비용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시기 물가 안정과 생활비 절감을 약속했지만, 2번째 취임 이후 관세 정책과 대외 문제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젊은 남성들의 불만을 야기했다.

다만 젊은 남성들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그대로 민주당 지지로 바뀌지는 않는 상황이다.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줬던 정책적 스탠스가 젊은 남성을 소외해왔기 때문이다. 조쉬 토마스 버지니아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민주당은 오랫동안 젊은 남성들에게 소외감을 줬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들이 남성들의 요구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대다수(54%)가 민주당 내에 존재하는 ‘반남성 편향’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젊은 남성 유권자들은 11월에 치러질 중간선거에서 스윙 보터로 부상하고 있다. 하버드의 조사에서 이들 중 33%는 민주당을, 25%는 공화당을 지지할 것이라 밝혔다. 38%는 답변은 지지 정당을 아직 정하지 못했거나 투표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리처드 리브스 미국 소년과 남성 연구소 회장은 이코노미스트에 “현재 양당 모두 젊은 남성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은 전통적인 가족 모델만을 강조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를 추구하는 남성들을 시대착오적인 반동주의자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일정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민주당이 젊은 남성과 소년들의 문제를 상대적으로 외면해 온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으며 게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교육·정신건강·취업 지원 정책을 마련해 젊은 남성 포용하기에 나섰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주택 마련 비용 문제에서만큼은 해결이 난망한 모습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가 젊은 남성의 정치적 지지로 이어질 수 있지만, 기성세대의 반대 등으로 정책 추진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결국, 젊은 남성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에 확고한 지지세를 보여주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들의 지지세를 확실히 흡수하는 것이 민주당의 숙제로 떠오른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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